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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20㎞ 끌어올렸다, 태극마크가 따라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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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IA의 2년차 왼손 투수 최지민은 체계적인 훈련으로 구속을 끌어올린 뒤 야구대표팀과 KBO리그 올스타에 잇달아 발탁됐다. [연합뉴스]

KIA의 2년차 왼손 투수 최지민은 체계적인 훈련으로 구속을 끌어올린 뒤 야구대표팀과 KBO리그 올스타에 잇달아 발탁됐다. [연합뉴스]

시속 130㎞까지 떨어졌던 볼 스피드를 20㎞가량 끌어올렸다. 구속이 빨라지자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생애 첫 올스타 선발의 영광도 따라왔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신데렐라 최지민(20)이 주인공이다.

KBO는 지난 26일 프로야구 올스타 명단 24명(나눔·드림 올스타 각 12명)을 발표했다. 나눔 올스타(KIA·키움·한화·NC·LG)의 중간 투수 1위의 영광은 최지민에게 돌아갔다. 최지민은 팬 투표 1위, 선수단 투표 2위를 차지하며 프로 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최지민은 지난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신예다. 강릉고 재학 시절 최고 143㎞의 빠른 볼을 던졌고, 제구력까지 갖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1군에선 6경기 등판에 그쳤다. 부담감 탓인지 자신 있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손승락 KIA 퓨처스(2군) 감독은 “풀 죽은 고등학생 같았다. 볼 스피드를 측정해보니 130~131㎞에 그쳤다”고 했다.

KIA는 당시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였던 손승락 감독에게 최지민의 지도를 맡겼다. KIA는 미국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 시스템을 2군에 접목하고 있다. 최지민은 “꼬임 동작을 투구 메커니즘에 활용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지민은 가을이 되면서 구속을 회복했다.

지난 겨울엔 호주 프로야구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KBO리그 각 구단은 유망주들을 호주리그 질롱 코리아에 보내 실전 훈련을 시킨다. 최지민은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1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47을 찍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구속이 148㎞까지 올라갔다. 최지민은 “마음 편하게 던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올해 정규 시즌엔 더 좋아졌다. 마침내 ‘150’의 벽까지 넘어섰다. 5월 16일과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데뷔 첫 승과 세이브를 연달아 챙겼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31경기에 등판했다. KIA 팬들이 “너무 많이 던져서 걱정”이라고 할 정도다.

이달 초 최지민은 경사를 맞았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투수는 모두 12명인데, 그중 좌완은 3명이다. 3명 중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KIA)는 선발 투수다. 구원 투수 중 왼손은 최지민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왼손 투수들은 왼손 타자에 강하고, 오른손 타자에 약한 편이다. 하지만 최지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03), 우타자 피안타율(0.197)의 차이가 거의 없다. 슬라이더와 반대 방향인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덕분이다. 더구나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최지민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KIA는 올 시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아도니스 메디나를 교체하면서 반격을 노린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1군에 합류한 것도 좋은 소식이다. 팀 타율(0.257, 5위), 홈런(41개, 5위), 평균자책점(3.90, 5위) 등도 나쁘지 않다.

다만 6월 들어 1점 차 패배만 6번 당하는 등 불펜진이 흔들린 게 문제다. 마무리 정해영도 빠진 상태다. 구원 투수진이 안정감을 찾는다면 5강에 도전해볼 만하다. 6월 초 주춤했다가 다시 무실점 행진을 시작한 최지민이 그 중심에 있다.

◆최지민은…

◦ 생년월일 : 2003년 9월 10일
◦ 출신교 : 강릉율곡초(강릉리틀)-경포중-강릉고
◦ 신장·체중 : 1m85㎝, 100㎏ (좌투좌타)
◦ 프로 입단 :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 2023년 성적 : 31경기 2승 2패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83(26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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