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신 박인환 "文은 간첩, 국민 70% 몰라"…이재명 "사과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믿기 힘든 발언"이라며 "역사를 어디까지 퇴행시킬 생각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1년간 사정기관들이 충성 경쟁하듯 정치보복 수사에 뛰어들며 정치를 퇴행시키더니 이제는 정부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전직 대통령을 일컬어 '간첩'이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이어 "대체 언제적 색깔론인가. 역사의 퇴행"이라며 "'검사 왕국'이 들어서자 검찰 출신이면 아무나 간첩으로 낙인 찍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또 "박 위원장의 믿기 힘든 발언은 검찰공화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빨갱이 딱지를 붙이던 '군사독재' 시절의 악습을 그대로 빼닮은 '검사독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박 위원장은 당장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 윤석열 대통령이 경질해야 한다"며 "철 지난 색깔론으로 무장한 사람에게 시민의 기본권 수호를 위한 경찰제도개혁을 맡기는 것은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전날인 26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가 국회에서 연 '최근 간첩사건의 특징과 국가안보'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간첩단 사건이 나오는데, 문재인 비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70% 이상의 국민이 문재인이 간첩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이 간첩이면)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윤 대통령은 간첩이 뽑은 검찰총장이었나"라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전직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모욕하는 정신 나간 사람을 경찰제도발전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상식을 가졌다면 박 위원장을 당장 경질하라"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