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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만 1억인데…방중 뉴질랜드 총리, 전용기 2대 띄운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왕립 공군의 보잉 757 전용기 두대가 마닐라 공항에서 연료를 보충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왕립 공군의 보잉 757 전용기 두대가 마닐라 공항에서 연료를 보충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뉴질랜드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전용기 두 대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년이 넘은 전용기가 고장 날 경우 예비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서인데, 야당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25일 무역 대표단을 이끌고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을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 전용기인 뉴질랜드 왕립 공군의 보잉 757기를 이용했다.

직항로를 이용했다면 14시간 정도 걸릴 여정이었지만, 힙킨스 총리는 총 22시간이 걸려 베이징에 도착했다. 연료를 보충하고 비행기를 점검하기 위해 호주 케언스와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들렀기 때문이다.

논란은 뉴질랜드 정부가 예비 전용기를 함께 운영했다는 점 때문에 일었다. 뉴질랜드 공군은 총리 전용기를 띄우면서 같은 기종의 또 다른 전용기가 뒤쫓아가도록 했다. 이 비행기 역시 케언스와 마닐라 공항에 들렀고 마닐라에서 베이징으로는 가지 않았다.

총리실은 이번 방문의 중요성과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예비기를 사용한 것이라며 공군의 작전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공군이 이처럼 대응하는 것은 이전 뉴질랜드 총리들이 전용기 고장으로 고생한 사례가 여러 번 있어서다.

저신다 아던 전 총리는 2022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전용기가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장 나 결국 전용기가 아닌 일반 항공사의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다.

2016년에도 당시 존 키 총리가 인도로 가기 위해 호주 타운즈빌에 들렀을 때 전용기가 고장 나면서 밤새 발이 묶였고 결국 인도 방문 일정을 하루 단축해야 했다.

하지만 야당은 예산 낭비라며 이를 비난했다.

데이비드 시모어 행동당(ACT) 대표는 “해외여행을 할 때 휴대전화 충전기가 고장 날까 봐 충전기를 두 개 챙겨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힙킨스 총리는 여분의 보잉 항공기를 챙겨간다”며 “국가 재정을 무시하는 노동당의 전형적인 낭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 정부가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두 대의 전용기 유지 보수에 7000만 뉴질랜드 달러(약 564억원)를 썼으며 이번에 전용기를 한 대 더 띄우면서 약 15만 뉴질랜드 달러(약 1억2000만원)의 연료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질랜드 국방부 대변인은 총리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도 예비기를 가동할 계획이라며 “공군은 전용기 이상을 대비하기 위해 예비기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보잉 757 전용기를 2028∼2030년에 교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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