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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유럽도 ‘남미 삼각지대’로…뜨거워지는 리튬 확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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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로이터=연합뉴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로이터=연합뉴스]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핵심 광물로 꼽히는 리튬 가격이 최근 급상승하는 가운데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남미 볼리비아에서 약 2조원을 투자해 리튬 채굴에 나선다. 유럽연합(EU)도 아르헨티나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원료 확보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CATL은 볼리비아 에너지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4억 달러(약 1조8200억원)를 들여 리튬 추출 공장을 현지에 건설할 계획이다. 2개 공장이 건설될 예정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20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위치는 볼리비아 남서부 소금 평원 우유니와 서부 코이파사 등 두 곳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인근 아르헨티나·칠레 영토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로 불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리튬 매장량 중 56%가 이 일대에 집중돼 있다. CATL이 리튬 채굴 공장을 짓기로 한 우유니는 2018년 포스코가 사들인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와 약 550㎞ 떨어진 지역이다. 포스코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이 염호를 당시 2억8000만 달러(약 3650억원)에 사들였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현지에 추출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EU와도 리튬 활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리튬을 포함한 원자재에 대한 공동 연구와 기후 친화적인 인프라에 대한 협력에 합의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2030년까지 유럽의 리튬 수요가 지난해보다 12배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U는 이와 함께 남미 4개국 경제 공동체인 메르코수르와 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리튬 가격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약 60만 위안(약 1억833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 4월엔 16만 위안에 거래돼 최고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 그러다 최근 31만 위안으로 가격을 회복한 상태다. 탄산리튬 가격은 미국과 EU 등에서 전기차 도입을 거세게 밀어붙이면서 최근 2년 새 7배 이상 올랐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올해 1~2월 잠시 주춤했던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다시 회복되면서 리튬 수요도 증가해 가격이 반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상 차종에 폭스바겐 ID.4를 추가하는 등 적용 차량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리튬 광산 확보를 위해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최근 2년 동안 45억 달러(약 5조8800억원)를 투자해 남미·아프리카 지역에서 20개에 달하는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했다. 개발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중국은 202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3분의 1을 확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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