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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90㎜, 장마 시작부터 쏟아냈다…수도권 퇴근길도 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6일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산책하고 있다. 뉴스1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6일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산책하고 있다. 뉴스1

전국이 장마철에 접어든 가운데 시작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270㎜에 이르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26일 늦은 오후부터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 또다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돼 퇴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한 25일부터 26일 오후 4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삼각봉이 290.5㎜, 서귀포(진달래밭)가 223.5㎜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제주도 장마철 평균 강수량(348.7㎜)의 절반 이상이 하루 반나절 만에 쏟아진 셈이다. 지리산도 100㎜가 넘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남부 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이틀째 이어진 장맛비로 인해 전국 곳곳에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50분쯤 광주 북구 삼각동에서는 도로변에 있던 가로수가 쓰러졌고, 제주도에서도 나무가 쓰러졌다는 등의 신고가 2건 접수됐다. 앞서 오전 3시에는 광주 서구 신세계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카니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도 났다.

정체전선·저기압의 랑데뷰가 부른 폭포비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번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었지만,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기상청이 전국으로 기상 관측망을 확대한 1973년 이후 7번째다. 장마 초기부터 전국 곳곳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건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저기압, ▶강한 바람이라는 세 가지 기상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정체전선은 보통 동서로 띠 형태를 이루지만, 저기압과 만나면서 남북으로 긴 비구름대가 형성돼 전국 곳곳에 강한 비를 뿌렸다. 여기에 남풍이 강하게 불면서 지형적 영향이 더해져 산지를 중심으로 폭포비가 쏟아졌다.

이런 집중호우 현상은 여름철에 점점 빈번해지는 추세다. 기상청 장마백서에 따르면,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 빈도는 최근 20년이 1970~1990년대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정체전선이 북상하는 가운데 저기압이 들러붙는 기압 패턴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맞부딪치면서 비구름대가 남북으로 길게 형성됐고, 비가 잠시 그쳤다가 다시 강한 비가 쏟아지는 변화무쌍한 장맛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근길부터 수도권 등 전국 곳곳 강한 비

본격적인 여름 장마가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본격적인 여름 장마가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장맛비는 늦은 오후부터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도 퇴근길인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시간당 30㎜ 안팎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하는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늦은 오후부터 남서풍이 강해져 대기불안정이 강해지면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고 도로가 미끄럽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도 밤부터 27일 오전까지 시간당 20~40㎜(제주는 40~60㎜)의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침수 등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상되고, 이후에도 잦은 비가 예상된다”며 “하천변 산책로 또는 지하차도 등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며,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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