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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트남 40억 달러 지원…경제단체·기업 111건 MOU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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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호 06면

한·베트남 경협 확대

23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구광모 LG·신동빈 롯데 회장(왼쪽부터) 등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축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구광모 LG·신동빈 롯데 회장(왼쪽부터) 등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축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 정부가 베트남에 40억 달러 규모 자금을 지원한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경협증진자금(EDPF) 지원 한도를 늘리는 방식이다. 양국 경제단체 및 기업 간에도 111건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을 체결해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응웬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국·베트남 EDCF·EDPF를 통한 경제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EDCF·EDP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빌려주는 자금이다. EDCF는 정부 출연금으로, EDPF는 수출입은행이 차입한 재원과 정부 재원으로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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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를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확대하고 20억 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 약정도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를 유상 원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정상회담에서 교통·보건·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대형 인프라 사업을 발굴·추진하기 위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MOU는 그 후속 조치다. 기재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베트남 고속철·경전철·도시철도 등 고부가가치·대형 사업을 발굴해 우리 기업이 인프라 사업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경제단체 및 기업 차원에서도 정상 순방 성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11건의 MOU 및 계약이 체결됐다. 우선 교역 분야에선 방산·농수산물·헬스케어·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2건)과 MOU(52건)가 체결됐다. 특히 2건의 계약은 국내 대표 여가 플랫폼인 야놀자와 베트남 호텔 및 여행업계와 이뤄졌다. 기술 분야에선 미래첨단산업 전반 및 원전·전기차 등 주요 분야에서 28건의 MOU가, 공급망·미래협력 분야에선 핵심 광물 공급망과 LNG·원전·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 등 29건의 MOU가 체결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하노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별도 브리핑을 통해 “기대되는 경제적 가치가 수십억 달러”라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산업부 차원에서도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 양국 간 무역 1500억 달러 달성의 3대 주요 미래 경제협력을 위한 3건의 MOU를 체결했다. 특히 ‘코리아 플러스 인 베트남 및 베트남 플러스 인 코리아’ MOU를 통해 장관급 산업공동위 산하에 국장급 지원 조직을 두고 기업 애로 해소와 협력 과제 발굴에 집중해 무역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이날 양국 정·재계 인사 600여 명이 참석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공급망 확보,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경제 전환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주요 5대 그룹 회장 등 350여 명의 기업인과 추경호 부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응웬 찌 중 장관 등 정부 인사와 250여 명의 기업인이 자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정치, 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며 “한국과 베트남이 깊은 신뢰 아래 양국은 물론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이번 포럼은 한국 기업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베트남 기업의 시장 경쟁력 제고로 ‘윈윈’하는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트엉 주석, 팜 민 찐 총리, 응웬 찌 중 장관 등을 만나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과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베트남은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800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한·베트남 경제 협력을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과 1992년 수교한 베트남은 지난해 ‘3대 교역국’(교역액 877억 달러)으로 떠올랐다.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흑자 342억 달러)’이기도 하다. 한국 역시 베트남의 1위 해외직접투자(FDI) 국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됐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현장 경영과 홍보 활동도 이어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베트남 현지 사업 상황과 향후 투자 계획 등을 점검했다. 효성은 2017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까지 35억 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했다며 올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양식품은 전날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에서 홍보관을 열고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홍보관을 찾아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진출을 격려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1969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150만 달러(약 19억6000만원) 규모로 라면을 수출했다. GS에너지는 한국수출입은행, 베트남 비나캐피탈과 베트남 롱안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추진 관련 금융 지원을 위한 MOU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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