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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빈방문 尹 “북핵 공조 강화, 40억달러 유상 원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한·베트남 정상 공동 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한·베트남 정상 공동 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베트남은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우리의 인태전략과 한ㆍ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공조 입장을 밝힌 것이 특히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베트남 정상이 회담 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의 안보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1950년 1월 수교한 북한과 베트남은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전쟁 당시 북한이 베트콩에 파병하는 등 밀월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 사건과 베트남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북한인을 출국조치하는 등 대북제재에 협조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랭했다. 2020년 코로나 19 확산 이후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양국 간 교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것의 후속 작업으로 외교ㆍ안보 분야의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호주·캐나다·베트남 세 곳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는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면 양자 관계에서 가장 높은 단계다. 동맹국이 없는 베트남은 중국·러시아·인도 외에 한국까지 네 곳과 같은 수준의 관계를 맺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하여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기로 했다”며 “이번에 체결한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고해진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엉 주석도 “외교ㆍ국방ㆍ안보를 비롯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며, 방산 협력에서 기술 이전과 구체적인 사업을 만들어내고, 초국가 범죄 및 테러 방지, 비전통 안보 위협 대응 협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이 베트남 1위 해외 투자국으로서 ‘2030년 교역액 15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개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확대, 갱신할 예정”이라며 “20억 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도 이번에 처음으로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2024년부터 4년간 환경과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의 분야에 2억 달러의 무상 원조도 지원한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호찌민 묘소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호찌민 묘소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이외에 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 시티 기후 변화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텅스텐과 보크사이트는 세계 3위의 자원 부국이다.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 9시15분부터 10시50분까지 95분간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으로 진행됐다. 트엉 주석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먼저 발언했다. 윤 대통령도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린다”며 안녕하십니까라는 뜻의 베트남어인 “신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어 “1992년 수교 이래 양국 교역은 175배가 늘었고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며 “베트남 내 동포 17만명과 한국 내 베트남 국민 23만 명은 양국을 잇는 튼튼한 가교”라고 말했다.

트엉 주석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 직후 베트남을 아세안 국가 첫 국빈 방문국으로 선택한 것은 윤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는 것”이라며 “베트남은 경제사회 발전 사업과 대외 정책에서 한국을 우선순위의 중요한 국가로 선정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베트남 국민이 국부(國父)로 추앙하는 호찌민 묘소에 헌화하는 것으로 국빈 방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레드카펫을 따라 호찌민 묘소로 걸어 들어간 윤 대통령 부부는 헌화대에서 나란히 2초가량 묵념했다. 약한 보슬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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