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조의 힘, 세상을 바꾼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4회 홍진 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과학기술 부문), 류성희 영화미술감독(문화예술 부문),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사회 부문), 유홍준 창조인상 심사위원. 우상조 기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4회 홍진 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과학기술 부문), 류성희 영화미술감독(문화예술 부문),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사회 부문), 유홍준 창조인상 심사위원. 우상조 기자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창조’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은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더욱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창조인상 수상을 통해 그 동안의 연구 열정이 인정받고, 앞으로 더 큰 성취를 위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2차전지는 반도체 이상으로 중요한 핵심 산업인데, 우리가 2차전지 기술까지 세계를 선도한다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겁니다.”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린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과학기술 부문 상을 받은 강기석(47)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차분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 교수는 ‘나노복합소재’를 바탕으로 고성능 전극을 개발한 2차전지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강 교수는 “15년간 기존 배터리가 갖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체 내의 호흡작용과 연관된 에너지 변화를 모사한다거나 자기복제에 능한 바이러스를 본 따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등 다른 분야와의 접목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한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10년 제정됐다. 과학기술·사회·문화예술 등 3개 부문에서 창조적 업적을 이룬 이들에게 매년 시상해 왔다.

사회 부문 수상자인 김성민(38) 브라더스키퍼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자립 청년에게 일자리와 교육을 제공하는 등 10여 년간 보호종료아동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자립 청년의 법적 지위를 높이는 입법 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저의 꿈은 보육원 출신 아이들에게 가족이 돼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립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그들의 인권과 권익을 대변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조인상을 통해 제가 받은 칭찬은 저만을 위한 게 아니라,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 부문 수상자인 류성희(55) 영화미술감독은 ‘괴물’ ‘국제시장’ 등 한국 영화미술의 개척자다. 2016년 칸 영화제에서 ‘아가씨’로 벌칸상(최고기술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류 감독은 “이제 막 영화미술이라는 기반을 다졌고 아직 걸어갈 길이 먼데 영광스런 상을 받게 됐다”며 “많은 이들이 새로운 걸 꿈꾸고 그걸 실현하는 데 쓰임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찰흙으로 빚은 그릇의 본질은 찰흙이 에워싼 허무의 공간’이라는 노자의 말처럼 인간의 삶도 빈 공간을 경험을 통해 채워간다”며 “더 많은 고민과 연구로 영화의 미장센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창조인상 심사위원장인 김명자 KAIST 이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나날이 또 새롭게 한다’는 홍진기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의 창조인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심사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희망과 비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가족 대표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과와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창조인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며 “수상자들이 후세에 기억되는 창조인으로 우뚝 서고 오늘의 수상이 새로운 창조를 위한 출발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