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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동씨 사망 50일만에 발인…이재명 "노동자를 제거 대상으로 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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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故 양회동씨의 노제를 마친 후 영결식이 예정된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故 양회동씨의 노제를 마친 후 영결식이 예정된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씨의 영결식이 사망 50일 만인 21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미사가 진행된 뒤 운구 차량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향했다. 건설노조 조합원 등 5000여명이 뒤따라 행진했고, 이날 오후 1시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결식에 참석해 "정권의 혹독한 노동탄압에 열사는 생명을 던져 항거했다"며 "성실하게 살아온 노동자가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사망했음에도 이 정권은 일말의 반성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비정함에 분노를 느낀다"며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던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도 53년이 지났다. 조금씩 개선되던 우리의 노동현실이 지난 1년간 너무나 많이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노동자가 정당한 노동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뺏기고 건폭으로 몰렸다"며 "노동자를 국민이 아니라 제거해야 될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정당한 노동권을 부정하고, 노동인권을 탄압하는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조작으로 진실을 잠시 가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며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열사의 꿈을 살아남은 우리가 함께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강원지부 3지대장을 맡았던 양씨는 노동절인 지난달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해 이튿날 숨졌다.

양씨는 강원 지역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고 현장 간부의 급여를 요구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다.

건설노조는 장례 절차를 위임받아 지난달 4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과 등을 요구하다가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 노동시민사회장을 치렀다.

양씨의 장례 절차는 이날 오후 4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하관식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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