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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꺼내든 핵폐수, 국제 학계에서 중국인이 쓰는 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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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꺼내 든 ‘핵 폐수’란 용어가 국제 학계에선 주로 중국인 연구자 사이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중앙일보가 연세대 학술정보원에서 학술지 논문을 검색한 결과, 핵 폐수(Nuclear Wastewater)라는 용어를 사용한 논문(278건)의 저자는 대부분 중국계였다. 상위 5명 저자는 돤타오(Duan Tao·11건), 무완쥔(Mu Wanjun·11건), 양위촨(Yang Yuchuan·11건), 리싱량(Li Xingliang·9건), 웨이훙위안(Wei Hongyuan·9건)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논문도 많았다. 예컨대 중국 서남이공대 소속 돤타오 박사가 저자로 참여해 『위험물질저널』 2022년 1월호에 게재한 논문은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중국 외교부도 2021년 4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직후 낸 담화문에서 ‘핵 폐수(核废水)’란 단어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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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인천 장외 집회에서 “앞으로는 아예 ‘핵 폐수’라고 불러야 되겠다. 사실 오염수도 순화된 표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학술적으로는 혼돈의 여지가 없는 용어를 약속해 사용하는데, 여기에 자꾸 다른 색깔을 입히려는 건 그 자체로 정치 행위”이라며 “소양강댐 물에 똥이 하나 들었다고 해서 그 물을 똥물이라고 할 건지, 똥이 얼마나 들어가야 똥물이라는 건지 따져 묻는 수준의 의미 없는 논쟁”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국내 천일염 품귀 현상에 대해 “소금 사재기를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지난 19일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떠나기 전 가까운 참모와 오염수 방류 이슈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불안 심리를 부추겨서 정부를 원망하게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이면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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