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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김남국 무단결근해도 꼬박 월급, 의원도 무노동무임금 적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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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날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말은 만시지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선결돼야 할 일이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긴 점을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라”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19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하겠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 방안’을 요구하며 압박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 대표가 전날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한 것을 두고 김 대표는 “동의하기 힘든 장황한 궤변”이라며 “사법리스크, 돈 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등 ‘사돈남말’ 정당 대표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것을 거론하며 “야당 대표라는 분이 중국 대사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훈계를 듣고 오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굴종적 사대주의”라고 했다. 또 이 대표의 3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제안에 대해서도 “‘추경 중독’을 이제 끊어야 한다”며 “일단 쓰고 보자는 무책임한 정치에 대한 제어장치인 ‘재정준칙’ 도입이 필요하다”고 받아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 대표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직접적 비판보다는 정치쇄신안 제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압·구·정(압수수색·구속기소·정쟁) 정권”, “5포(민생·경제·정치·외교·안전 포기) 정권”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표 주장을 세세하게 반박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중 야유를 보내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중 야유를 보내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실제로 김 대표는 약 50분 동안 연설하면서 ‘민주당(20회)’, ‘문재인(8회)’, ‘이재명(3회)’ 등을 수차례 거론하며 야당 비판에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연설 도중 5차례 박수를 쳤지만 민주당은 야유를 보냈다.

의원정수 30명 축소…정치쇄신 3대 과제 野에 제안한 김기현

한편 김 대표는 ‘정치쇄신 3대 과제 공동서약’도 야당에 제안했다. ▶의원정수 30명 축소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제도 도입 ▶불체포특권 포기가 골자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께서 국회의원 정수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정치 과잉 때문”이라며 “의원 숫자가 10%(30명)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감축에 나서자”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처럼 무단결근을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국회의원이 출근을 안 하고 일을 안 하면 월급을 못 받게 하는 ‘무노동·무임금’ 제도를 도입하자”고 말했다. 또 “우리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 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라고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에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명에게 투표권이 있었는데,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며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느냐.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영주권을 취득하고 3년이 지난 만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하는데 상호주의에 따라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 역시 상호주의를 따라야 한다”며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쇼핑’ 자금으로 술술 새선 안 되니 건강보험 ‘먹튀’ ‘무임승차’를 막겠다”라고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제3보병사단을 방문해 방한 전투피복체계 개선과 관련된 설명을 들은 후 직접 전투복을 착용해보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제3보병사단을 방문해 방한 전투피복체계 개선과 관련된 설명을 들은 후 직접 전투복을 착용해보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강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겠다”며 “공공기관이 특정 이념과 정파적 이익에 휘둘리고 있다. 공공 부문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야당 비난에 휘둘리지 않겠다. 우리 정부가 직접 철저하게 검사하고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김 대표는 연설 내내 ‘내로남불’로 일관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독주를 옹호했다”며 “야당에 대한 협치 의지나 국민에 대한 공감, 국정에 대한 책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해 “여름과 겨울철 군 장병의 복무환경 개선을 위해 얼음정수기를 부대에 보급하고, 방한복을 개인별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이 주력하고 있는 청년 정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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