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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가 어쩌다… PS도 장담 못하는 처지로

중앙일보

입력

19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LA 다저스 J.D 마르티네스가 홈에서 아웃되는 장면.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12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게 홈에서 3연전 스윕을 당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19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LA 다저스 J.D 마르티네스가 홈에서 아웃되는 장면.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12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게 홈에서 3연전 스윕을 당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천하의 LA 다저스도 이젠 힘을 다한 것일까. 지구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다저스는 지난 19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3-7로 패했다. 앞선 두 경기도 모두 패한 다저스는 안방에서 앙숙 샌프란시스코에게 3연전을 모두 내줬다. 39승 33패가 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39승 32패)에게 지구 2위 자리도 내줬다.

다저스는 시즌 초반 5할 승률을 간신히 유지했다. 5월 들어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지구 1위로 올라섰지만, 6월 들어 다시 하락세다. 단 한 번도 연승을 거두지 못하고 5승 10패에 머물렀다. 그 사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43승 29패)가 선두로 치고 나갔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다. MLB 전문가 및 미국 매체들은 다저스의 전력을 30개 구단 중 5~10위 정도로 내다봤다. 매년 우승후보였던 예년과는 달랐다. 그러나 생각보다 더 부진하면서 플레이오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지난 10년 동안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류현진이 입단했던 2013년부터 8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엔 코로나19로 정규시즌(60경기)이 축소되긴 했으나, 염원하던 월드시리즈 정상까지 밟았다. 2021년엔 1게임 차로 샌프란시스코에 밀려 지구 2위에 그쳤으나,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지난해엔 창단 최다승(111승 51패) 기록을 세우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처럼 영원한 건 없었다. 막대한 중계권 수익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투자했던 다저스도 한계에 도달했다. 사치세(luxury tax)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는 팀 연봉 총액이 일정 기준을 넘기면, 벌금과 드래프트 지명권 순위 하락 벌칙을 부과한다. 누진세 개념이 있어 연이어 사치세를 넘기면 부담이 커진다.

다저스는 2021, 2022년에 사치세를 냈다. 부담이 너무 큰 나머지 올해는 '리셋'하려 했다. 트레이 터너, 저스틴 터너, 타일러 앤더슨, 앤드류 히니 등 장기 계약을 원하는 내부 프리에이전트(FA)를 내줬다. 외부 영입은 1년 짜리 계약 위주로 맺었다. 하지만 기준선인 2억3300만달러(약 2991억원)를 살짝 넘기고 말았다. 전력 강화도, 재정 관리도 실패했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워커 뷸러. 최근 재활 훈련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AP=연합뉴스

토미존 수술을 받은 워커 뷸러. 최근 재활 훈련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AP=연합뉴스

다저스의 부진은 예전같지 않은 마운드 때문이다. 투수에게 유리한 다저스타디움을 쓰는 다저스는 '투수 왕국'으로 군림했다. 투수를 잘 영입해 단점을 고치고, 내부 육성도 잘 했다. 하지만 올해는 선발진이 붕괴됐다. 최근 에이스로 활약했던 워커 뷸러는 지난해 여름 팔꿈치 수술을 받아 빨라도 9월에나 돌아온다. 지난해 17승을 거둔 훌리오 유리아스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강속구 투수 더스틴 메이도 팔꿈치가 아파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선발투수 숫자가 모자라 최근엔 구원투수로만 경기를 치르는 불펜데이를 하는 신세다. 그렇다고 구원진이 강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엔 불펜 평균자책점 2위(2.87)였지만, 올해는 29위(5.04)까지 추락했다.

그렇다 해도 절망적인 건 아니다. 지난해만큼의 압도적인 공격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타선은 강하다.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의 테이블세터진은 30개 구단 최강이다. 윌 스미스와 J.D 마르티네스, 미겔 바르가스 등 '한 방망이' 하는 선수들도 있다. 팀 OPS(장타율+출루율)은 MLB 전체 4위(0.775)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른 클레이턴 커쇼. USA투데이=연합뉴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른 클레이턴 커쇼. USA투데이=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팀에 남은 베테랑 클레이턴 커쇼(35)도 불꽃을 태우고 있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뛰어난 변화구로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행이 점쳐졌던 커쇼는 다저스와 1년 계약믈 맺었다. 커쇼는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8승 4패, 평균자책점 2.95)다. 지난 5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지만, 꿋꿋하게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은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다저스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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