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매직' 세이기너, 프로당구 데뷔전 우승...아내는 튀르키예 유명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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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데뷔전에서 우승한 세이기너와 그의 아내 배우 귀를러. 사진 PBA

튀르키예 출신 ‘미스터 매직’ 세미 세이기너(59·휴온스)가 프로당구 PBA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이기너는 19일 밤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3~24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세트 스코어 4-0(15-5 15-0 15-12 15-5)으로 완파하고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2019년 출범한 이래 데뷔 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건 세이기너가 처음이다.

예술구를 선보여 ‘미스터 매직’이라 불리는 세이기너는 세계 톱랭커로 활약하다가 지난 4월 프로무대 PBA에 입성했다. 국내외 최고 선수들은 기존과 다른 경기 시스템에 애를 먹었지만, 세이기너는 곧바로 적응하며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세이기너는 128강부터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결승 1세트에서 11-0으로 앞서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세이기너는 2세트를 8이닝 만에 15-0으로 끝냈다. 세이기너는 3세트에 10-12로 끌려갔지만 15-12로 뒤집었다. 4세트까지 따내면서 PBA 역대 결승 네 번째 세트 스코어 4-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프로당구 데뷔 무대에서 우승한 세이기너. 사진 PBA

세이기너는 이닝당 5득점 이상의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장타율’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장타율은 매 세트 15득점으로 구성된 PBA 무대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번 대회 세이기너는 장타율 11.3%로 대회 평균 수치(6.3%)의 두 배를 기록했다. 빼어난 목적구 컨트롤로 다음 득점의 배치를 조절하는 ‘포지션 플레이’에 능한 세이기너의 주특기가 발휘된 우승 비결이었다.

세이기너는 “정말 행복하다. 이 순간이 내 당구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첫 투어에서 우승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PBA는 세트포인트 시스템, 초구 배치에 주어지는 9개의 스팟, 심지어 뱅킹 방향까지 내가 겪어왔던 시스템과 완전히 다르다. 한국에 오기 전에 마음가짐을 바로 잡기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매 순간 당구를 즐기고 내가 원하는 당구를 치자고 마음 먹었다”며 “결승 내내 ‘세미 고고고’ 응원소리, 제 뒤에 있던 큰 스크린, 등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내 플레이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내 경력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미래 세대에 레거시를 남기기 위해 이 곳 PBA에 왔다”고 했다.

또 세이기너는 “한국 입국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14일 동안 집에만 있었고, 헬스장에 가거나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난 한국 나이 60세로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고, 젊은 선수들에 비해 최고의 상태가 아니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가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체력적으로 경기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7세트, 6세트, 4세트 뭐든 문제 없다”고 했다.

프로당구 데뷔전에서 우승한 세이기너가 아내 귀를러로 입맞춤하고 있다. 사진 PBA

세이기너의 아내인 세나이 귀를러(56)는 넷플릭스 영화에 출연한 배우다. 세이기어는 “아내는 튀르키예 내에서 굉장히 유명한 영화 베우다. 5년 전 터키 최고 영화배우상을 받았을 정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도 2차례 받은 셀럽이자 예술가다. 아내는 시즌 3편으로 나뉘어진 영화에 출연하는데, 올해 10월에 2편이 개봉한다. 구글에 검색하면 필모그래피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나와 아내는 튀르키예 어딜 가든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준다. 튀르키예를 위해 국위선양 하고 튀르키예 당구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전에 한국어를 많이 알았지만 많이 까먹었다. 최근 한국어 과외를 받고 있는데, 다음 인터뷰 땐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