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우디 자주 가던 메시…관광청과 320억짜리 비밀계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메시가 지난해 5월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사우디 홍해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메시 SNS]

메시가 지난해 5월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사우디 홍해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메시 SNS]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6·아르헨티나)가 소속팀 훈련에 무단 불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것이 사우디 관광청과의 ‘비밀 계약’ 때문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인권 탄압으로 비판받는 사우디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고 홍보대사를 맡아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이용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나쁜 평판을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돕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19일 공개한 메시-사우디 관광청 양측의 계약서에 따르면 메시는 매년 가족과 최소 한차례 사우디를 5일 동안 여행하거나, 연 2회 3일씩 사우디를 찾아야 한다는 ‘의무 방문’ 조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가로 메시는 약 200만 달러(약 25억6000만원)를 받았다. 메시의 가족 관광 비용과 5성 호텔 숙박료는 전액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가족과 친구는 최대 20명까지 동반할 수 있다.

올해 5월 사우디를 방문한 뒤 추가로 올린 사진. 메시가 사진을 올리면 26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메시 SNS]

올해 5월 사우디를 방문한 뒤 추가로 올린 사진. 메시가 사진을 올리면 26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메시 SNS]

메시는 또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홍보 게시물을 연 10차례 올리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그는 4억70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이 밖에도 사우디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기타 자선 사업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각각 추가로 받는다. 메시는 2021년 1월 사우디 관광청과 이런 내용을 담은 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는 2022~23시즌 프랑스 리그1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훈련에 빠지고 사우디로 건너가 홍보 영상을 찍었다. 그러자 구단은 2주간 활동 금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메시는 “휴일인 줄 알았다. 사우디 방문을 한 차례 취소해서 이번엔 일정 변경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우디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징계를 불사한 것이었다. 메시는 지난해 5월에도 홍해의 요트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사진을 올린 뒤 ‘#사우디방문(VisitSaudi)’ 해시태그를 달았다.

메시가 앞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사우디에 보낸 사과 편지도 공개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시는 2021년 2월 아흐메드 알카티브 사우디 관광부 장관에게 ‘각하(Your Excellency)’라는 극존칭을 쓰며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메시가 사우디와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3년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원)”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