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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맛 좀 볼래? 홍지원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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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홍지원. [사진 KLPGA]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홍지원. [사진 KLPGA]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충북 음성군의 레인보우 힐스 골프장은 선수들에게 악명이 자자하다. ‘무지개 언덕’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오르막이 심한 홀이 많아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러프도 길어 자칫하면 스코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21년부터 한국여자오픈을 치르고 있는 레인보우 힐스는 올해 대회에서도 악명을 떨쳤다. 1라운드에서 2명이 기권을 하더니 2라운드에는 무려 12명이 경기를 포기했다. 이 중에는 지난해 챔피언 임희정(23)도 있었다. 임희정은 지난 16일 열린 2라운드에서 11개 홀 경기를 마친 뒤 돌연 기권을 선언했다. 임희정의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발목이 좋지 않았는데 경사가 심한 코스를 오르내리다가 통증이 심해져 기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종 4라운드가 열린 18일에도 선수들은 난코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저기서 보기와 더블보기가 잇따랐다. 누가 타수를 적게 잃느냐의 싸움, 최후의 승자는 홍지원(23)이었다. 홍지원은 마지막 날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24)·김민별(20)과 함께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18번 홀에서 벌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 정상을 밟았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지난해 8월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을 맛본 뒤 또 다른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메이저 퀸’으로 발돋움했다.

홍지원

홍지원

홍지원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단타자에 속한다.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가 224.01야드로 115위다.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은 8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홍지원은 이날도 정교한 샷으로 골프는 거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마다솜과 김민별의 티샷이 페널티구역으로 빗나갈 때도 홍지원은 흔들림 없는 드라이브샷으로 순위를 지켰다.

하이라이트는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2차 연장전이었다. 마다솜은 티샷을 당겨치는 바람에 페널티구역으로 공을 빠뜨렸다. 벌타를 받고 친 3번째 샷마저 홀을 크게 지나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김민별은 티샷을 가장 멀리 보냈지만, 세컨드 샷이 홀 우측 5m 거리에 떨어졌다. 반면 홍지원은 홀까지 147m가 남은 왼쪽 러프에서 멋지게 샷을 해 핀 1m 옆에 공을 붙였다. 그리고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홍지원은 “내겐 정확성이라는 무기가 있다. 롱아이언을 잡아도 홀 옆에 더 잘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한다”고 덧붙였다.

◆KPGA 인비테이셔널 양지호 우승=한편 이날 일본 치바 이스미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선 양지호(34)가 합계 20언더파로 우승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의 차세대 간판스타 나카지마 게이타(23)를 1타 차로 꺾었다. 양지호는 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2년 동안 한국과 일본의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카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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