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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 마친 88세 이순재 "처음엔 걱정 많았다...관객 성원에 감사"

중앙일보

입력

배우 이순재가 연극 '리어왕'에서 주인공 리어왕을 연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연우무대·에이티알

배우 이순재가 연극 '리어왕'에서 주인공 리어왕을 연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연우무대·에이티알

배우 이순재(88)의 연극 '리어왕' 공연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는 1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리어왕' 16회차 중 마지막 공연을 끝냈다. 지난 1일 개막한 연극 '리어왕'은 절대군주인 주인공 리어왕이 두 딸의 아첨에 넘어가 재산을 물려준 뒤 버림받고 미쳐가는 내용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수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동명의 셰익스피어 희곡이 원작이다.

이날 오후 공연이 끝난 후 서울고등학교 동문회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순재에게 청려장을 건넸다. 청려장은 명아주 줄기를 말려서 만든 지팡이다. 가볍고 단단해 예로부터 노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선물로 널리 이용됐다. 서울고 동문회는 아흔을 앞둔 동창에게 청려장을 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연극 '리어왕'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지유 기자

1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연극 '리어왕'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지유 기자

길게 이어지는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온 이순재는 후련한 모습이었다. 스태프들과 기념 촬영을 끝내고 분장실로 돌아온 그는 "2년 전 리어왕 공연과 비교했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연극 '갈매기', '장수상회'를 끝내고 바로 '리어왕' 무대에 서게 돼 쉴 새가 없었고 마지막까지 무대를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무사히 연극을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관객들의 성원에 많은 힘을 얻었다"며 웃는 그의 양쪽 팔은 파스로 뒤덮여 있었다.

이순재는 '최고령 리어왕'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호적상 1935년생으로 88세지만 실제 출생 연도는 193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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