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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명 떠난 자리 쓰레기 없었다…"아미가 BTS 얼굴" 보랏빛 매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는 약 40만명이 운집한 대규모 행사에도 안전사고 없이 끝났다. 오히려 행사 이후 팬들과 시민들이 나서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호평받았다.

지난 17일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뮤직

지난 17일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뮤직

경찰·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외국인 12만명을 포함해 약 40만명이 운집했다. 경찰·서울시·주최 측 등 관리 인원 2000여 명이 안전사고 대비에 나섰다. 경찰은 행사 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1.5㎞ 구간을 전면 통제하고, 인근 불법 주·정차 차량을 집중단속 하는 등 교통 통제에 힘썼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지하철 5호선·9호선·신림선과 여의도 인근을 지나는 26개 버스노선이 증편되는 등 대중교통 관리도 이뤄졌다.

지난 17일 오후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 'BTS 페스타'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인도에서 온 아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오후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 'BTS 페스타'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인도에서 온 아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한낮 무더위에 탈진…불법 노점상 실랑이도

행사 당일 이른 오후까진 우산·모자 등을 판매하는 불법 노점상과 관리당국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가 출입구 앞 이동형 좌판들에 “통행에 방해되니 노점을 치워달라”고 요청했지만 여러 상인들이 같은 자리를 번갈아 차지하며 통제가 무용지물이 됐다. 축제를 찾은 김모(31)씨는 “필요한 물건을 주로 노점상에서 사는 편이라 무조건 단속하기보단 위치 조정이 됐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가 ‘2023 BTS FESTA’ 행사장 B구역 앞 불법노점상에게 철수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영업을 이어갔다. 이찬규 기자

서울시 관계자가 ‘2023 BTS FESTA’ 행사장 B구역 앞 불법노점상에게 철수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영업을 이어갔다. 이찬규 기자

한낮 30도를 웃돈 갑작스런 폭염에 오전부터 대기한 10대 팬과 일본에서 온 40대 팬이 탈진하기도 했지만, 둘 다 구급차에서 안정을 취한 뒤 기력을 회복했다. 특히 쓰러진 일본 팬에게는 주위 아미들이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물을 주고 바람을 쐬어주는 등 회복을 도왔다. 이날 참석자 140여명이 찰과상이나 두통 등으로 현장 의료센터를 찾았지만, 병원 이송자 없이 마무리됐다.

10주년 불꽃에 “와아”…그보다 더 반짝인 뒷정리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8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된 불꽃놀이였다. BTS의 대표곡인 ‘다이너마이트’ ‘페이크 러브’ 등에 맞춰 오색빛깔 불꽃이 춤을 추며 장관을 이뤘다. 10주년을 의미하는 ‘10’ 불꽃이 터질 땐 아미는 물론 구경 나온 시민들 사이에서도 큰 환호가 터져나왔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 BTS 페스타 불꽃축제가 열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 BTS 페스타 불꽃축제가 열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뉴스1

인파도 불꽃놀이 전후로 절정을 이뤘다. 불꽃놀이를 끝으로 귀가자가 몰리면서 길목마다 배치된 경찰과 안전요원들이 “휴대전화 보지 말고, 뛰지 말고 이동하라” “플래카드를 따라가면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안내로 분주해졌다. 여의나루역 인근에선 경찰이 “여의도역이나 국회의사당역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을 통해 인파를 분산시켰다. 결국 행사는 큰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BTS 10주년 페스타가 끝난 뒤 시민들이 경찰과 주최 측 안내에 따라 질서있게 이동하고 있다. 이찬규 기자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BTS 10주년 페스타가 끝난 뒤 시민들이 경찰과 주최 측 안내에 따라 질서있게 이동하고 있다. 이찬규 기자

행사 뒷정리 땐 성숙한 팬 문화가 돋보였다. 팬들과 시민들이 머문 자리를 정리하고, 곳곳에 준비된 그물형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모아준 덕에 한강공원 일대가 대체로 깨끗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SNS 상에는 “서울 15년 살면서 여의도 불꽃축제 끝나고 이렇게 깨끗한 바닥 처음 본다” “아미가 BTS 얼굴이란 생각으로 쓰레기를 주웠다. 다른 아미들도 해주셨다”는 미담이 다수 올라왔다.

한편 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보랏빛 조명과 영상 등은 오는 25일까지 서울시청, 세종문화회관, 남산타워, 세빛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월드컵대교 등 서울 주요 명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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