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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신분 탈취 노린 듯"…반복 감상한 영화 보니 '소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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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이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을 끌며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 KBS 캡처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이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을 끌며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 KBS 캡처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피해자의 신분을 노리고 범행 했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은 정유정이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다는 단서를 여럿 확보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에 대해 집중 검색했다. 범행 사흘 전에는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중고로 산 교복을 입어 중학생으로 위장했다.

범행 대상은 과외 앱에서 물색했는데, 접근한 사람이 피해자 한 명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직전 정유정에 과외 문의를 받았다는 과외 선생 둘은 한결같이 '혼자 사느냐', '선생님 집에서 과외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정유정은 20대 고학력자 중 자택에서 과외가 가능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 연합뉴스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 연합뉴스

앞서 정유정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돌연 "평소 범죄 수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살인에 대한 충동이 있어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현재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유정은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며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리 전문가는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런데 거짓 진술 속에서도 정유정의 욕구를 살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시신 유기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은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이 곧 보상의 의미라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대학, 전공에 대한 동경이나 열망이 있어서 이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 '화차'. 중앙포토

영화 '화차'. 중앙포토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 감상했다고 언급한 것에도 주목했다. '화차'는 주인공 장문호(이선균 분)가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강선영(김민희 분)을 찾는 과정에서 강선영은 차경선이라는 여자가 신분을 사칭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내용이다.

또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범행 후 피해자의 옷을 입고 집을 나온 것 역시 신분세탁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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