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보랏빛 물듦이 17일 여의도를 중심으로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계적인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보랏빛은 BTS를 상징한다. 국내외 아미(ARMY‧BTS 팬덤) 팬들은 일찌감치 서울을 찾았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소속사 빅히트뮤직 등이 주최하는 ‘BTS 페스타(FESTA)’ 메인 행사가 17일 낮 12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BTS와 관련한 각종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됐다고 한다. 이날 본행사는 오후 8시 30분 예정된 불꽃 쇼로 열기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주최 측 추산 최대 75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미 모셔라…서울 곳곳이 보랏빛
서울시는 이미 서울관광재단 등과 함께 ‘아미’ 관광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BTS는 어디에나 있다(BTS PRESENTS EVERYWHERE)’는 행사 슬로건처럼 12일부터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는 이미 보랏빛이다. 남산 서울 타워와 세종문화회관, 세빛섬 등이 대표적이다. 야간에 고급스러운 보랏빛 대형 조명이 은은하게 건축물 외관을 비추고 있다. 반포대교에선 보랏빛 분수 쇼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시는 13곳의 ‘성지’ 지도까지 마련했다. BTS가 라이브를 촬영한 장소인 숭례문이나 콘서트가 열렸던 서울종합운동장, 연습생 시절 자주 찾았다는 추억의 장소 학동 근린공원 등이 표시됐다. 행사 당일 지도와 함께 서울 명소의 모습을 담은 카드 등을 선물로 배포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경품도 준다.
초록 잔디가 깔린 서울광장도 보라색이 스며든다. 17일 보라색 빈 백(bean bag)이 광장 4분의 1가량을 채운다. 원하는 시민에게는 보라색 우산도 빌려준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가 K팝과 BTS를 주제로 한 강연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국내외 아미들은 SNS 등에서 ‘화력’을 보태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인스타그램엔 BTS FESTA 관련 해시태그가 42만여개를 넘었고, 트위터 등에선 BTS 관련 장소를 다녀왔다며 남긴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다.
몰리는 인파에 교통‧안전 대책 마련
다만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데 대한 긴장감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15일 경찰청‧소방청‧서울시 등과 함께 관계기관 안전대책 회의를 열었다. 합동점검반을 꾸려 이날 오후 교통 통제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행사가 열리는 17일 오후 2시부터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여의동로는 전면 통제된다. 이를 경유하는 20개 버스노선도 모두 우회한다. 여의도중학교나 여의나루 등 4곳의 버스정류장은 일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행사가 종료되는 오후 10시쯤부턴 여의도 귀갓길을 위해 지하철 5‧9호선 및 신림선과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린다.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지하철역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174명의 안전요원이 여의도‧마포‧공덕‧당산역 등 행사장 인근 13개 역사에 배치된다. 공공자전거(따릉이)와 전동킥보드 등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PM, Personal Mobility)도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이용이 임시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