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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알박기’ 기관장 물갈이 태풍 예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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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호 01면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역대 최다인 5명의 기관장이 해임건의 대상에 올랐다. 또 다른 기관장 12명은 경고조치 대상이다. 기관장 17명에게 인사 조치가 내려진 건 1984년 공공기관 경평이 시작된 이후 최대다. 17명 중 16명이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됐다는 점에서 문 정부가 임명한 이른바 ‘알박기’ 기관장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업 36곳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30곳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토대로 최고 S등급(탁월)부터 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 미흡(E) 등급을 매겨 평가한 ‘성적표’다. 이번 경평에선 S등급은 한 곳도 없었고, A등급을 받은 곳은 도로공사 등 19곳(14.6%)이다.

대규모 적자를 낸 전력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기재부는 이 가운데 E등급을 받았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9곳 중 기관장 재임 기간이 짧거나 이미 물러난 4곳을 제외한 5곳에 대해 기관장 해임을 건의키로 했다. 건강증진개발원·건설기계안전관리원·보훈복지의료공단·소방산업기술원·에너지기술평가원이다. 이들 5곳의 기관장은 모두 2021년 임명됐다.

강원랜드·대한석탄공사 등 15곳은 경영실적 미흡, 중대재해 발생 등으로 기관장·감사 경고조치 대상이 됐다. 기관장 경고조치 대상 12곳 중 토지주택공사를 제외한 11곳의 기관장이 문 정부 때 사람이다.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 원경환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문 정부 고위직에 있었거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문 정부 임기 말인 2021년 기관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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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평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가 반영된 첫 평가인 데다 평가 대상 공공기관 130곳의 기관장 10명 중 8명이 문 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기재부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올해 초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30곳 중 문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은 108명(83.1%)에 이른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출범 1년이 지났는데도 국정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지난달 초 윤 대통령은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자세)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조치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정부의 알박기 인사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전, 철도공사, 수자원공사 기관장은 현재 공석이고 이 외에도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곳이 70곳이 넘는다”며 “이번 경평을 계기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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