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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글자 ‘말’ 마크 발사체, 북 ICBM 기술력 파악 기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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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호 04면

북한 발사체 잔해 인양

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인 ‘미시간함’이 1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했다. 지난 4월 한·미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른 조치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길이 170.6m, 배수량 1만8000t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시간함은 해저 243m에서 최장 3개월 동안 잠항할 수 있고, 2500㎞ 밖의 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4발을 장착할 수 있다. 송봉근 기자

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인 ‘미시간함’이 1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했다. 지난 4월 한·미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른 조치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길이 170.6m, 배수량 1만8000t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시간함은 해저 243m에서 최장 3개월 동안 잠항할 수 있고, 2500㎞ 밖의 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4발을 장착할 수 있다. 송봉근 기자

북한이 지난달 31일 쏘아 올린 발사체의 잔해 일부가 보름 만에 인양됐다. 당시 군은 북한이 발사한 지 1시간36분 만에 잔해를 발견하고 곧바로 인양에 나섰지만 잔해가 다시 가라앉아 그동안 수중에서 인양 작업을 이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5일 오후 8시50분쯤 서해 어청도 서쪽 200㎞ 바다에서 북한이 우주 발사체라고 주장하는 로켓의 잔해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로 옮겨진 잔해는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이송돼 전문 기관의 정밀 분석을 받게 될 예정이다.

합참에 따르면 인양된 동체는 지름 2.5m에 길이는 12m다. 수심 75m 깊이에 수평으로 눕혀져 있던 동체를 건져 올린 것으로 전체 30m 길이(추정) 3단 로켓인 북한 우주 발사체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된다. 표면에서는 ‘천마’라는 글자와 함께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그린 마크도 보였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 식별되던 빨간 글씨의 ‘점검문13(기구조립)’이란 표식이 이번 잔해에서도 발견된 만큼 추가 분석을 통해 화성-15·17형 등 북한 ICBM 기술력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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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북한 발사 당일 군 당국이 발견된 잔해물 사진을 공개하면서 인양 작업이 곧 완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인양 과정에서 잔해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으면서 일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군 당국은 이후 해난구조전대(SSU) 소속 심해잠수사들을 투입하는 동시에 수상구조구난함인 통영함(ATS-31)과 광양함(ATS-32)에 이어 잠수함구조함인 청해진함(ASR-21)도 동원했다.

인양 작업은 50㎝에 불과한 가시거리와 깊은 수심, 빠른 조류라는 악조건 속에서 진행됐다. 군 관계자는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는 등 제약 사항이 적잖았던 데다 여러 안전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 사이 잠수사들은 지름 2㎝ 굵기의 고장력 밧줄로 동체를 결박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원통형 표면이 미끄러운 데다 잔해물이 펄에 박혀 있었던 점도 어려움을 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철 철사를 꼬아 만든 와이어 등 인양 장구는 상단부와 하단부 끝, 그리고 상단부와 하단부 접합 부위 등 세 곳을 중심으로 설치됐다. 특히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접합 부위에 틈이 발생하면서 이곳에 ‘ㄷ’자 고리를 걸칠 수 있었던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선박이 인근에 출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인양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이 우리 군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잔해물에 대한 공동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등 다양한 기관의 전문 요원들이 분석 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2012년 12월 서해에서 인양한 은하-3호 잔해 조사 때도 공동 조사단을 구성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이 16일 한국을 찾았다. 전날 북한이 한국의 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해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쏜 지 하루 만이다. 국방부는 이날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 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인 ‘미시간함’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SSGN 입항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시간함의 이번 방한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른 조치”라며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는 효과를 내도록 자주 전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함은 오는 22일까지 머물며 한국 해군과 연합특수전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한·미 연합특수전훈련은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맞서 특수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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