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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빌게이츠 손잡고 활짝…"올해 中서 만난 첫 미국 친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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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방중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를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며 환대했다.

16일 중국 중국중앙TV(CCTV)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게이츠를 만나 "당신을 만나 매우 기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과 게이츠와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博鰲)포럼에서 회동한 이후 8년 만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왼쪽)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왼쪽)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이날 시 주석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이사장인 게이츠에게 "중국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며 "당신은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며 우리(중국)의 오랜 친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종종 중국과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에 있다고 말한다"며 "중국은 언제나 미국 국민에게 희망을 걸었고 양국 국민 간 지속적인 우정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게이츠는 "이렇게 시 주석과 만날 기회를 갖게 돼 매우 영광이다"라며 "오늘도 논의할 중요한 의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중국에 오지 못해 매우 실망했지만, 이번에 다시 오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게이츠가 시 주석에게 중국과의 향후 협력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 "시 주석이 미국 AI 기술 환영 입장"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MS를 비롯한 미국 회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중국으로 들여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게이츠와 AI 기술에 대해 논의하며 미국 AI 기술의 중국 진출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MS는 생성형 AI 업체인 오픈 AI에 110억 달러(약 14조원)라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오픈 AI가 내놓은 챗GPT 서비스는 지난해 전 세계 AI 열풍에 불을 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 AI는 현재 중국 본토 등 일부 국가 사용자의 로그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이 게이츠에게 한 발언은 미·중간의 AI 관련 공동 연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일 수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분야 대중국 디커플링(공급망에서의 특정국 배제)을 해온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의 AI 기술 발전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인민일보는 게이츠가 이날 "중국은 빈곤 완화와 코로나 19 대처에서 세계적인 시선을 끄는 큰 성취를 거뒀고 세계에 좋은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게이츠는 중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 선도기관인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에서 연설한 뒤 5년간 5000만 달러(약 635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화이자 등은 mRNA 방식의 백신을 제조해 코로나 19 대응에 크게 기여했다.

빌 게이츠(왼쪽)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빌 게이츠(왼쪽)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시 주석이 외국 민간 인사와 독대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CNN이 전했다. 앞서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방중해 중국 부총리와 각료 3명 등과 회동했지만 시 주석을 만나지는 못했다.

외신들은 시 주석과 게이츠는 수 년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고 평했다.

게이츠는 2019년에도 중국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시 주석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대신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만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에이즈 예방 작업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2020년 초에는 시 주석이 중국의 코로나 19와의 싸움에 500만 달러(약 64억원) 지원 등을 약속한 게이츠와 빌&멀린다 재단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미국 CNBC방송은 이날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의 긴장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외국 기업에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중국이 제공해줄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은 "시 주석과 게이츠의 이번 만남은 오는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이뤄졌다"고 짚었다.

시 주석 "패권 추구 안 해"…中 외교부, 블링컨 향해 "中국익 지킬 것" 

이날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관련, "중국 측은 중·미 관계에 대한 입장과 우려를 천명하고 중국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하겠다"면서 블링컨과의 방중 협의에서 미국의 요구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강자의 위치에서 중국과 사귀려는 환상을 버려야 하며, 중·미 양국은 반드시 상호 존중과 평등의 기초 위에 서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내정간섭,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 중국에 대한 억제·탄압을 중단하고 양국 관계가 점점 안정적 발전 궤도로 돌아가도록 노력할 것을 미국에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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