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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왕" 김재원, "죽은정당" 이준석…與도 난감한 '방송 X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에서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 이준석 전 대표가 잇따라 방송 패널로 나서자 당의 우려가 적지 않다.

김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 나와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를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닌가하고 생각했다”며 “차라리 ‘10년 동안 고여있는 바닷물을 내가 왜 마시냐’, ‘당신은 수돗물은 마시겠냐’고 좀 세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도 “심각한 정도의 학폭이 아니고 그저 또래끼리의 갈등 상황으로 끝났을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최근 현안에 대해서 때로는 정부 인사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싸면서 입담을 풀어내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은 매주 금요일마다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에 ‘박치기왕 김재원’이란 코너를 맡기로 했다. 사회자가 “(징계로) 링 밖으로 쫓겨났지만, 다시 들어와서 박치기로 분연히 일어서겠다는 뜻이냐”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징계 기간이 10개월 20일밖에 안 남았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지난달 초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15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2 '더라이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5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2 '더라이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론 “징계받았다고 해서 외부활동까지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김 최고위원의 고정적인 방송 출연이 당에 플러스가 될지는 다소 미심쩍어하는 기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5일 밤 KBS TV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출연했다. 토론 맞상대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해당 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송 전 대표와 비슷한 톤으로 여당을 질타했다. 그는 출범 100일을 맞은 김기현 지도부에 대해 “당이 주체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죽은 정당”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한 협력 관계지만 입법부이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역할도 있다”며 “그것을 망각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이 터졌을 때 (정부만을 두둔하는) 이상한 역할만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를 사칭하는 이 전 대표를 KBS는 대체 왜 부른 것이냐. ‘좌파본색’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징계를 받은 인사가 방송에 자꾸 모습을 보이는 게 당으로선 반가움보다 걱정이 큰 게 사실”이라며 “조용히 칩거하며 외교·안보 등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언급하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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