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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7병 마시고 동료 성추행 공무원…"공황장애 때문에"

중앙일보

입력

점심시간에 7병에 달하는 소주를 마신 뒤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공무원이 강등·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행정부(박상현 부장판사)는 전남 강진군 공무원 A씨가 강진군수를 상대로 낸 강등·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8일 강진군에서 부하 직원인 B씨를 성희롱하고 강제추행하는 등 비위 행위가 적발돼 강등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는 당시 만취 상태에서 B씨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귀엣말로 호감을 표시하며 술자리를 강요했다. A씨는 거부 의사를 밝힌 B씨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가기도 했다.

A씨는 강등 및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중 만취 상태에서 비위 행위에 이르렀다. 모범적인 공직 생활과 표창 수상 경력을 고려하지 않은 징계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무상 위력에 따른 성폭력 범죄의 경위와 공무원 징계 규칙 등을 고려하면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는 직무 관련 행사를 마치고 공황장애로 인해 점심시간 30분 동안 소주 7병을 마셨다고 주장하는데, 공황장애로 술을 마셨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고 근무 시간에 과음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비위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죄 경위와 피해자의 고통 등을 종합하면, 공무원 징계 규칙과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정한 성 관련 비위 징계 기준에 따른 적절한 징계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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