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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줬다" 몬테네그로 발칵 뒤집은 권도형…檢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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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연합뉴스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번엔 몬테네그로의 초대형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현지 매체 라 포베다에 따르면 최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검은 오는 16일 권 대표에게 소환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앞서 권 대표가 이달 11일 몬테네그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2018년부터 몬테네그로의 유력 정치인에게 정치 자금을 지원해왔다”고 스스로 밝힌 것과 관련해서다. 권 대표가 돈을 건넸다고 밝힌 인물은 몬테네그로의 신생 중도 정당 ‘지금 유럽’의 밀로코 스파이치 당대표로 지목됐다. 지금 유럽은 최근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정당으로, 스파이치 당대표는 몬테네그로의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다. 몬테네그로 법상 외국인으로부터 정당 후원금이나 선거 자금을 지원받는 건 불법이라고 한다.

권 대표는 이달 초 드리탄 아바조비치 현 총리와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 수석 특별검사 등에게 ‘옥중 자필 편지’를 보내 스파이치와의 관계를 폭로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개혁운동동맹(URA) 정당 소속으로, 지난 총선에서 지금 유럽에 뒤처졌다. 현 정부 소속인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부 장관이 이어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가 2018년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처음 만난 뒤 후원 관계를 맺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대표는 16일 여권법 위반과 관련한 재판에도 출석할 예정이었다. 이날 법원 출석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던 권 대표는 지난달 40만 유로(약 6억원)의 보석을 신청해 허가됐다가, 검찰의 항고로 보석 허가가 취소됐다. 그러나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이 재차 권 대표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고, 검찰은 재항고로 맞서는 등 그의 신변을 둘러싸고 검찰·법원이 핑퐁 게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재항고에 대한 결정이 최종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구금 상태가 유지된다.

권 대표에 대해선 테라 코인 폭락 사태 등으로 한국 검찰과 미 당국이 동시다발적으로 범죄인인도 청구를 한 상태다. 반면 몬테네그로 측은 권 대표가 위조된 여권을 사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재판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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