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최고 금리 11개 은행 모두 6%…당국 압박에 기본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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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출시되는 청년도약계좌의 금리가 최고 연 6%로 확정됐다. 해당 상품을 내놓은 11개 은행 모두 동일하다. 앞서 은행들이 공시한 금리와 비교해 기본금리는 1%포인트가량 오르고, 우대금리는 그만큼 내려갔다. 조건이 까다로운 우대금리 비중이 너무 높다는 금융당국 등의 지적에 은행들이 금리를 일부 조정한 것이다.

청년도약계좌 최고 금리가 연 6%로 정해졌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뉴스1

청년도약계좌 상품을 내놓는 11개 은행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청년도약계좌 확정 금리를 14일 공시했다. 기본 금리에 소득 우대금리 및 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한 금리는 11개 은행 모두 연 6%로 책정했다. 지난 8일 1차 사전 공시에선 연 5.5~6.5%였다. 금리를 낮게 책정하자니 금융당국과 여론의 눈치가 보이고, 높게 정하면 ‘쏠림’ 현상으로 역마진 상품을 많이 팔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은행들의 판단이 작용하며 금리가 한 곳으로 수렴됐다. 청년층이 5년 동안 매달 70만원씩 넣으면 5000만원가량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청년도약계좌 도입 취지에 부합하려면 산술적으로 금리는 연 6% 이상이 돼야 한다.

지난 8일 1차 공시보다 전체 금리에서 기본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은 기본금리를 연 4.5%로 정했다. 지난 8일 제시했던 금리(연 3.5%)보다 1%포인트 높였다. 기본금리 비중이 지나치게 작다는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대신 5대 은행은 우대금리를 연 2%에서 1%로 낮춰 전체 금리를 연 6%로 유지했다. 은행별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급여 이체, 마케팅 동의, 카드 실적 충족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연간 개인소득 2400만원 이하인 청년 등에 주는 소득 우대금리는 연 0.5%로 기존 공시와 같다.

김현서 디자이너

금리 조정 과정에서 금융권에선 ‘관치 논란’이 나왔다. 지난 8일 금리 공개 이후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의 청년도약계좌 관련 회의 등을 통해 은행들에 기본금리를 연 4.5%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금리 조정 기간 동안 금융당국 수장의 ‘구두 협조’ 요청도 더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은행들이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으나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날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제도 초기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걱정이 많았던 것도 보완하면서 안착한 전례가 있다”며 “잘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의 중장기적 자산 형성을 목적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최대 월 70만원 한도의 5년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이다. 연간 개인 소득이 7500만원 이하면서 가구 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면 가입할 수 있다. 정부는 매달 최대 2만1000∼2만4000원을 기여금 형태로 보태준다. 예·적금 이자에 연 15.4%를 적용하는 세금도 매기지 않는다. 단 연 소득 6000만~7500만원 청년이 가입하면 정부가 기여금을 주진 않고, 비과세만 적용한다.

금융위원회는 “기준금리가 5년간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때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면 연 7.68~8.86%의 일반 과세 적금 상품에 가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오는 15일부터 11개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달에는 15~23일에 신청할 수 있고,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으면 다음 달 10일부터 21일까지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다음 달부터는 매달 2주간 가입 신청 기간을 운영한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