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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재단, 43년 만에 첫 후원행사…"불안정 노동자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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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재단 제1회 후원의 날 '태일이네 문을 열다' 포스터

전태일재단 제1회 후원의 날 '태일이네 문을 열다' 포스터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를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전태일재단이 출범 40여년만에 첫 후원 행사를 연다.

전태일재단은 오는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1회 후원의 날 ‘태일이네 문을 열다’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전태일재단의 전신인 전태일기념관건립위원회가 출범한 1981년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후원행사다.

전태일재단은 주로 방송작가·대리운전·라이더·아파트경비원·청년 등을 조합원으로 둔 노동조합이나 공제회를 지원해왔다. 처우가 좋지 못한 노동자들이 대상인 만큼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태일재단도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지원에 한계가 다다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단은 “서울시로부터 수탁받아 운영한 뒤로 돈이 많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념관 예산은 재단 운영에 한 푼도 섞이지 않고, 부족한 재정은 뜻 있는 노조와 개인 등의 특별후원금으로 채운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이번 후원 행사를 연 배경을 밝혔다.

재단은 이번 후원행사를 통해 후원자와 재단 공동 이름으로 불안정 노동 단위에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하청노동자·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이 대상이다. 후원은 전태일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능하다.

이미 웹툰 ‘내ID는 강남미인!’으로 유명한 기맹기씨가 후원 기금에 참여했고, 1988년 청계피복노조 일일 찻집을 계기로 유명해진 가수 정태춘과 2017년 해고됐다가 복직한 MBC 이선영 아나운서 등도 동참했다.

재단은 “전태일은 돈이 많아서 배곯고 일하는 열서너 살 어린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준 것이 아니었다”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시다와 미싱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마음의 고향인 그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바치고 산화했다. 전태일재단의 운영원칙은 바로 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처럼’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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