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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대사 태권도 날아차기, 獨대사의 쇼팽 연주...문화 우의 다졌다[시크릿 대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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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가 13일 문화소통포럼(CCF)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가 13일 문화소통포럼(CCF)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주한 프랑스대사관저. 약 50여명의 외교 및 문화계 명사들을 맞이하는 관저의 주인, 필립 르포르 대사의 차림이 특별했다. 양복 아닌 태권도 도복에 맨발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관저에서 열린 행사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이 주최한 문화소통포럼(CCF) 행사다. 르포르 대사는 이날 관저의 문을 활짝 열었을 뿐 아니라, 태권도 격파 시범도 선보였다. 그는 태권도 2단 유단자다. 주한 프랑스 대사에 질쏘냐,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 대사는 피아노 연주로 박수를 받았다. 그 밖에도 이날 CCF는 판소리와 마술, 챗GPT 등 다채로운 콘텐트로 빛났다.

CCF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이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다. 올해는 CICI 창립 20주년을 맞아 주한 외교사절 및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계 인사들이 그간 갈고닦아온 재능을 발휘하는 형식으로, '몰입과 히든 탤런트, 나누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치러졌다. CCF 스타일의 공공외교 장이 펼쳐진 셈. 이날 행사엔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 에카테리니 루파스 주한 그리스 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단 뿐 아니라, 손경식 CJ그룹 회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 등이 자리를 빛냈다.

마포 로르 소리꾼이 문화소통포럼(CCF)에서 판소리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마포 로르 소리꾼이 문화소통포럼(CCF)에서 판소리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르포르 대사는 2020년부터 태권도를 배웠다고 한다. 르포르 대사에게 태권도를 전수해온 김상기 사범은 중앙일보에 "1주일에 2번은 꼭 레슨을 받으실 정도로 열심히 하셨다"며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을 땐 점심 식사를 걸러가며 수련을 하는 열정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르포르 대사는 격파 시범에 앞서 "격투와 무예를 좋아해서 펜싱 등을 다양하게 배워왔지만 태권도는 특히 한국 문화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창이 돼줬다"고 말했다. 이날 르포르 대사는 날아차기부터 돌려차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큰 박수를 받았다.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 대사는 이날 방효진 밀렌아시아 회장과 함께 프레데릭 쇼팽의 녹턴 C# 단조를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라이펜슈툴 대사는 피아노, 방 회장은 플룻을 연주했다. 라이펜슈툴 대사는 연주에 앞서 "피아노와 음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라며 "음악을 매개로 한국의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르포르 대사는 CCF의 소통상, 라이펜슈툴 대사와 방 회장은 협력상을 받았다. 프랑스인으로 한국 판소리 명인의 길을 걷고 있는 마포 로르 소리꾼도 흥부가를 멋드러지게 불러 문화상을, 권준혁 마술사는 창의상을 받았다.

13일 문화소통포럼(CCF)에선 마술과 챗GPT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사진은 권준혁 마술사의 퍼포먼스에 참석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김종호 기자

13일 문화소통포럼(CCF)에선 마술과 챗GPT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사진은 권준혁 마술사의 퍼포먼스에 참석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김종호 기자

이날 CCF는 챗GPT 경연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선보였다. 챗GPT 전문가인 이정수 플리토 최고경영자(CEO)의 설명 후 각 참석자들이 챗GPT에 하면 좋을 질문을 겨루는 즉흥 경연을 한 것. 이정수 CEO는 "챗GPT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잘 하는 것"이라며 "챗GPT에게 일종의 페르소나(persona, 역할)을 부여해 좋은 질문을 하고, 답을 잘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투표로 훌륭한 질문을 한 참석자들에겐 특별한 상이 주어졌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이 13일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문화소통포럼(CCF)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이 13일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문화소통포럼(CCF)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날 행사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의 보훈은 경쾌한 문화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모이신 문화인과 외교관들께 많이 배워서 대한민국의 보훈문화를 더 밝게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정화 CICI 이사장은 "2010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이듬해 출범한 CCF가 2023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를 세계에 전하고, 챗GPT처럼 첨단 문화를 익힐 수 있는 장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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