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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양향자 제3지대 논의에…"자칫하면 양당 탈락자 연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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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0개월 정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3지대 논의가 커지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13일 오후 국회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주최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2차 포럼이 열렸다. 금 전 의원은 지난 4월 포럼 발족 당시 9월 중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금 전 의원의 창당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최근 정의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제3지대를 준비하는 모임인 ‘세번째 권력’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이 참석했다. 류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김 전 위원장과 금 전 위원이 국회를 발칵 뒤집어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류 의원은 “우리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가 존재하고, 그 기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새로운 정치그룹이 출현했다”며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서로 빈틈을 채워주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 비율이 높기 때문에 그 틈을 노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런 움직임이 생긴 건 기존의 틀로는 국민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데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성찰과 모색’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며 “신당 내용을 충실하게 채우는 작업,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협력을 계속해 9월에는 창당에 돌입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양향자 무소속 국회의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중앙SUNDAY가 인터뷰 했다. 최영재 기자

양향자 무소속 국회의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중앙SUNDAY가 인터뷰 했다. 최영재 기자

최근 기업인 출신 무소속 양향자(광주 서을) 의원도 별도의 신당 창당을 예고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3지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양 의원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연다. 양 의원은 현역 의원 등의 합류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파급력 있는 인물이 합류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제3지대의 폭발력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장 이날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토론문에서 “소비자들이 현재 과점적 공급자들에게 불만이 많다고 해서 새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3지대는 자칫하면 양당의 ‘탈락자 연합’이 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제3지대는 (기존 정치권이) 약하게 보이는 곳을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의 숙제』 저자인 한지원 작가는 이날 발제문에서 오히려 “포퓰리즘 신당이 득세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 작가는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정당이 성공한 사례는 인물 중심인 국민의당이다. 대통령제하에서 새로운 정당이 정책과 내용 중심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다만 “무너져야 할 건 무너질 시간이 왔다”며 “제3신당은 민주당을 대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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