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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제 일자리 없어 알바, 10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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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10년 동안 전일제 일자리를 원하지만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시간제 근로를 하는 근로자(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 속도가 전체 임금 근로자 증가 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1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12~2022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5%로 전체 임금 근로자 연평균 증가율(1.4%)보다 1.8배 높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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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수는 2012년 79만3000명에서 지난해 102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15~64세 임금 근로자 수는 1718만5000명에서 1977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50대 이상이 5%(28.7만 명→47만 명)로 가장 높다. 15~29세는 22만7000명에서 29만 명으로 연평균 2.5% 증가했으며 30대는 9만7000명에서 10만4000명으로 매해 0.7%씩 늘었다. 40대는 18만2000명에서 15만6000명으로 1.6%씩 감소했다. 한경연 측은 “청년층은 얼어붙은 채용시장, 고령층은 휴·폐업과 권고사직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시간제 근로를 택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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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 근로를 택한 사유와 관련해 10명 중 6명(60.8%)은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어서(17.2%)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3.4%) ▶육아·가사 등 병행(5.5%) 순이다. 10년간의 변화를 보면 생계형과 육아·가사 병행형은 각각 0.1%포인트, 1.4%포인트 줄었다. 반면 일자리 부족을 나타내는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어서’와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 같은 사유는 각각 7.8%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또 생계형 시간제 근로자 추이에서는 15~29세가 연평균 6.6%(7만1000명→13만4000명)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해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간제 일자리로 생활비를 버는 근로자가 늘어난 것이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증가세가 임금근로자보다 더 가팔랐다는 것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민간 활력 제고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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