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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가격이 또 오른다고? 물가 상승폭 9년 만에 최대 찍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우유 가격 인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소비자들이 접하는 우유 물가는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찍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들의 협상이 시작된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들의 협상이 시작된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2020=100) 중 우유 물가는 116.59로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 이는 2014년 8월(11.4%)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과 비교하더라도 우유 평균 대비 상승폭은 약 2.7배 크다. 우유 물가는 2020년 2월(0.8%)부터 2021년 9월(-0.1%)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같은 해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8%대 상승률에 진입했고 지난달(9.1%) 상승폭이 커졌다.

우유 가격 상승에 유제품 물가상승률도 높아졌다. 치즈는 지난해 5월(10.5%)부터 올해 5월까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줄곧 유지 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35.9%)부터 올해 3월(30.8%)까지 30%대를 기록했고, 4월(24.9%), 5월(21.9%)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요구르트 등 발효유는 5월 상승률 13.1%를 기록하며 전월(11.1%)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해당 품목은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빵도 지난해 7월(12.6%)부터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3~5월 상승률은 각각 10.8%, 11.3%, 11.5%로 상승폭이 조금씩 확대되는 추세다.

경기도 화성의 한 젖소 목장. 장세정 기자

경기도 화성의 한 젖소 목장. 장세정 기자

우유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에는 원유(原乳) 가격 연동제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유는 소에서 갓 짜낸 우유를 일컫는데 한국은 2013년부터 원유 생산에 드는 비용, 즉 생산비 증가분을 반영해 매년 원유 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수요가 줄어도 축사 유지비, 인건비, 사료비 등 생산 비용이 급등하면 원유 가격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의무 매입 쿼터제도 영향을 미쳤다. 우유 제조사가 일정 계약 물량을 무조건 매입해야 해 낙농가는 우유 수요가 줄어도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다. 10년 새 저출산이 심화하며 우유 주 소비층인 영유아와 어린이는 줄었지만 원유 생산단가가 급등하고 고비용 구조가 이어지며 가격 왜곡은 심화한 상태다.

이 가운데 낙농가와 우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 9일 소위원회를 열어 올해 원유 가격 협상에 착수했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료비 등 생산비 증가로 인해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원유 ℓ(리터)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인상안이 104원으로 결정되면 원유 ℓ당 1100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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