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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희생양" PGA 투어 지키던 매킬로이, LIV 합병 소식에 헛웃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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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RBC 캐나다 오픈 개막 기자회견에서 전날 발표된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안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RBC 캐나다 오픈 개막 기자회견에서 전날 발표된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안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의 표정은 인터뷰 내내 어두웠다. 헛웃음만 몇 차례 보였을 뿐 시종일관 굳은 얼굴로 배신당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매킬로이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다 오픈 개막 기자회견에서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소식을 듣고 놀랐다. 이번 일이 골프계에는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희생양(a sacrificial lamb)이 된 기분이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PGA 투어와 LIV 골프의 ‘영역 전쟁’에서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와 함께 PGA 투어의 최전선에서 싸웠다.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로 많은 동료들이 떠나가고 자신 역시 막대한 이적료 유혹을 받았지만, 끝까지 지조를 지키며 PGA 투어를 사수했다.

그러나 매킬로이의 의리가 무색하게 PGA 투어는 7일 LIV 골프와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매킬로이는 곧장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RBC 캐나다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마이크를 잡았다. 기자회견 영상은 PGA 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인터뷰에선 무엇보다 개인적인 배신감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PGA 투어 지미 던 이사로부터 합병 소식을 들었다는 매킬로이는 “PGA 투어를 떠난 사람들은 우리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 또, 소송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들의 복귀를 환영하기는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나는 여전히 LIV 골프를 싫어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를 계속 적으로 삼느냐, 파트너가 되느냐의 문제였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이었다. 적보다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셈이 됐다”고 이번 합병을 주도한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를 저격했다.

이처럼 PGA 투어 선수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모너핸 커미셔너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LIV 골프 이적 제안을 거절한 선수들에겐 적절한 보상을 할 것이다” 선수들이 보여준 충성심은 보상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상안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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