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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천안함 함장 '이래경 사태' 묻자...'고개 끄덕' 자리 피한 이재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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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함장은 전날 ‘천안함 자폭’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되자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들이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래경 명예이사장은 전날 이 대표에 의해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과거 ‘천안함 자폭’ 등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일 사퇴했다.

최 전 함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이 대표에게 다가가 혁신위원장 인선 논란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항의의 뜻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추념식이 끝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추념식이 끝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같은 상황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페이스북에 “행사 직후 천안함 최원일 함장께서 이 대표에게 다가가 ‘이야기할 것이 있으니 좀 만나자’고 말하는 장면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고 적으면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 전 함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추념행사에서 소란스럽게 하기 싫어 (이 대표에게) 최근 발언에 대한 입장을 얘기해달라고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면담 요청에 이 대표는 고개만 끄덕이고 이동했다고 최 전 함장은 전했다.

최 전 함장은 “제 입장을 이미 전달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사과를 하는지, 입장을 고수하는지 보고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이냐”고 발언한 권칠승 수석 대변인 관련해서 그는 “아직 사과나 입장 발표가 없다. 대변인이 말하는 것이 당의 입장이고 당론일 수가 있다”며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공식적인 당 입장이 아니라면 권 수석대변인 개인을 상대로 형사고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함장이 ‘천안함 자폭설’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건지"라며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백브리핑을 마치고 이동하는 가운데 한 발언은 민주당 당직 인선과 관련해 천안함 유족 및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김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최 전 함장이 고함을 치거나 화를 낸 것은 아니다”면서 “차분하고 엄중한 말투로 ‘이야기 좀 하자’ ‘이렇게 넘어갈 것은 아니지 않냐’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옆에서 더 듣고 있기가 민망해서 이 대표 반응은 듣지 못하고 자리를 피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추념식에는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참석했다. 최 전 함장이 이 대표에게 다가간 장면은 이날 현장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최 전 함장은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선임된 이래경 이사장이 과거 SNS에 천안함 자폭설 관련 글을 게시한 것에 반발하며 해촉을 요구했다.

최 전 함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며 “오늘까지 입장 밝혀주시고 연락 바란다. 해촉 등 조치 연락이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들이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통해 “논란이 발생하자 민주당 대표는 정확한 내용을 몰랐다고 하고, 대변인은 개인의 의사 표현이라고 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공당이 이런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하고 뭐가 잘못됐냐는 식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해당 인사를 조속한 시일 내 해촉하고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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