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궁합 한번 보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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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결혼 앞둔 신랑신부만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게 아니다. 펀드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그래야 맘도 편하고 돈도 번다. 성격에 맞지 않는 펀드를 골랐다간 자칫 돈도 날리고 마음도 상할 수 있다. 내 펀드 고르는 법, 중앙일보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투자자 성격에 맞춰 6개 유형으로 나눠 펀드 수익률을 조사해봤다. 대상 펀드는 설정액 100억 원 이상 공모 주식형 펀드 224개(일부 어린이 펀드 등 100억 원 미만 펀드 26개 포함, 채권.해외펀드 제외, 20일 기준)였다.

①브랜드 가치를 중요시하는 '명품파':스타일 추구 펀드=기왕이면 브랜드를 찾는 사람이라면 스타일 추구 펀드가 알맞다. '한국 삼성그룹 주식 펀드'등이 예다.수익률 고공행진 덕에 '묻지마 투자자'들이 몰리며 올 하반기에만 1조 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삼성그룹 대표주 14개만 편입하는 대형 우량주 펀드인 만큼 장기간 느긋하게 묻어둘 수 있는 사람에게 알맞은 펀드다. '명품'(대형 우량주)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②치고 빠지는 '발 빠른 실속파':배당주 펀드=재빨리 수익 챙겨 손 털고 싶은 사람이라면 올 가을 배당주 펀드를 노려보자. 배당 시즌에 맞춰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잘 고르면 3~4개월 만에 은행 정기 예금 1년치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배당주 펀드의 올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22%지만 최근 1개월.3개월 수익률은 각각 5.62%과 8.65%이다. '미래에셋3억만들기 배당주식1'의 1개월 수익률은 7.14%, 3개월은 11.12%다.

③종목 분석이 귀찮은 '귀차니스트':인덱스 펀드=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펀드라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 펀드 수익률도 올라 간다. 찔끔찔끔 오르는 지수가 얼마나 수익을 내겠느냐는 통 큰 투자자에겐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 역대 펀드들도 절반 이상이 지수 수익률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3.81%로 6가지 유형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89.27포인트에서 1405.9포인트로 1.2% 올랐다. 운용사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아 선택할 때 그다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④한 세대 뒤까지 생각하는 '초(超)장기 투자'형:어린이 펀드=미리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려는 사람에겐 어린이 펀드가 필수다. 올들어 10억 원 이상 성장형 펀드 수익률은 -0.84%에 불과했지만 어린이 펀드는 대부분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펀드지만 운용사별로 스타일이 좀 다르다. 수익률 차이도 크므로 잘 선택해야 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1'이 4.97%로 가장 높고,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선 'Tops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주식 1'이 6.4%로 성과가 가장 좋았다.

⑤새 상품은 무조건 사고보는 '얼리 어댑터'형:사회책임투자(SRI)펀드=윤리적인 회사가 수익률도 좋더라며 사회책임투자(SRI)형 펀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출시 초기 단계라 새로운 상품에 관심많고 수익률도 챙기고 싶은 '얼리 어댑터'들에게 알맞다. 알리안츠운용의 '기업가치향상 장기주식'의 3개월 수익률이 14.45%인 것을 비롯해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⑥"모 아니면 도"형:중소형주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변동성이 커 급락할때도 많지만 오를 때는 가파르게 오른다. 모험을 즐긴 대가를 크게 지불할 수도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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