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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초계기 갈등’ 4년 반 만에 봉합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과 대화하고 있다. 한·일 국방장관의 양자회담은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뉴스1]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과 대화하고 있다. 한·일 국방장관의 양자회담은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뉴스1]

한·일 국방부 장관이 3년 반 만에 회담을 갖고 일본 초계기를 향한 한국 해군의 추격 레이더 조준(조사·照射) 여부 논란에 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군사 공조가 중요해진 만큼 양국 간 사실 관계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피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장관은 회담 후 “그(초계기) 문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무 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2018년 한·일 관계가 경색된 후 초계기 논란 부분은 국방 분야에서 민감한 현안이 됐다”며 “여기에 진전이 없으면 전반적인 국방 협력에도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데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은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고노 다로 방위상을 만나 “우리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추적 레이더를 조사한 바가 없다”고 말한 반면, 일본 측은 한국군이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는 일본 군용기에 적극 대응하도록 한 해군의 특별 대응지침이 철회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2019년 2월 군 당국은 ‘일 군용기 대응지침’을 해군에 내려 일본 군용기가 경고통신에 응하지 않고 가까이 내려오면 추적 레이더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가 어떤 특정한 조치를 가지고 있다, 없다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겠다”며 “철회 조치에 대한 검토는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하마다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앞서 3국 정상이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올해 안에 가동하기로 확정했다.

한편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선 한·중 국방장관 회담도 열렸다. 국방부는 “이종섭 장관이 지난 3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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