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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남성 '3후4초'때 결혼 확 늘었다…저소득은 미혼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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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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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소득 불평등이 혼인율 감소로 이어지고, 나아가 저출산 문제를 심화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비단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는 시사점을 남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4일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남성 소득 수준과 혼인율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2017∼2019년 통계를 활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2019년을 가장 최근의 분석 연도로 삼았다.

한 번이라도 결혼한 적이 있는 비율을 일컫는 혼인 비율은 모든 연령층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른 혼인 비율 차이는 30대 중후반에서 40대를 넘어가면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7∼2019년 기준 20대 중후반(26∼3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1분위)는 8%만 결혼 경험이 있지만, 소득 상위 10%(10분위)는 29%가 결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초중반(31∼35세)에선 소득 하위 10%는 31%, 상위 10%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었다. 30대 중후반(36∼40세)은 소득 하위 10%는 47%, 상위 10%는 91%였다.

40대 초중반(41∼45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58%, 상위 10%는 96%가 혼인을 해봤다. 40대 중후반(46∼50세)은 소득 하위 10%는 73%, 소득 상위 10%는 98%였다.

고소득 남성들은 30대 후반 이후 혼인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지만, 저소득 남성들은 미혼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남성 임금의 불평등 정도가 커지면 결혼에 필요한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 혼인율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곽은혜 부연구위원은 "남성들의 평균적인 경제력이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혼인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의 소득 불평등과 분배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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