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년차는 경제에 주안점”…정부·용산 ‘2기 개편’ 착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 위에 배를 타고 가는데 배 속도가 너무 느리면 물에 떠 있는 건지 가는 건지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이런 비유를 들며 “속도를 더 내야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년간 더 힘차게 협력해서 뛰어보자”고 독려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 전 인사말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은 잘못된 국정 방향을 큰 틀에서 바로잡는 과정이었다”며 “지난 대선 민심은 불공정과 비상식 등을 바로잡으라는 것이었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댄 안보, 반시장·비정상적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어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대한민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 차 국정 방향을 두고는 “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살피는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기업가 정신을 꽃 피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노동현장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같이했다. 메뉴는 잔치국수, 떡 두 조각, 과일 세 조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야구장을 찾아 인천 숭의초등학교 야구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야구장을 찾아 인천 숭의초등학교 야구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윤 대통령은 이날 SNS에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겠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오전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유와 혁신의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오후에는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여러분이 1년 동안 많이 도와주시고, 우리가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하는 데 좋은 지적도 해주시고 해서 여러분 덕분에 지난 1년 일을 나름대로 잘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방향이 잘못되거나 속도가 좀 빠르거나 늦다 싶을 때 여러분께서 좋은 지적과 정확한 기사로서 정부를 잘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새로이 맞이하는 1년도 언론이 정확하게 잘 좀 짚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이 없어졌는데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하여튼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부출범 1주년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부출범 1주년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공직사회 기강 다잡기 기조 속에 ‘정부·대통령실 2기 인적 개편’을 향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용산 참모진 개편에 대한 의지가 있다”며 “참모 교체는 행정관급을 시작으로 비서관, 수석급 이상 순의 ‘바텀 업’(Bottom Up)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11개월 남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수석과 비서관 등이 당으로 복귀하거나 지역으로 하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개각도 가시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을 초대 국가보훈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장 교체와 맞물려 개각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인사혁신처는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면직 절차에 착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임 방통위원장에 대한 내부 검증 절차에도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공무원들이)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를 두고 관가에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장관급은 국회 청문회 문턱이 있기에 일단 차관(급)부터 물갈이에 들어가는 기류다. 이날 윤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에 강경성 현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임 정책조정비서관에는 최영해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부국장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