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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네덜란드서 2조원대 직류 케이블 수주 “사상 최대 규모”

중앙일보

입력

LS전선의 직원들이 50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LS그룹]

LS전선의 직원들이 50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LS그룹]

LS전선이 유럽 북해의 해상풍력 단지부터 독일·네덜란드 내륙까지 이어지는 2조원대 송전 케이블 공급 계약을 따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직류(DC) 전력망 사업이자, 글로벌 전선 업체가 단독 수주한 역대 최고가 프로젝트다.

LS전선은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인 테네트로부터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북해 해상풍력 단지와 독일~네덜란드 내륙을 HVDC 케이블로 연결하는 총 8조~9조원 규모 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송전 케이블 공급 금액이 2조원대에 이른다.

LS전선은 벨기에 건설 업체 얀두넬·데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전체 3조~4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를 통해 525킬로볼트(㎸)급 지중‧해저 HVDC 케이블을 2026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발전 설비는 2030년부터 순차 가동 예정이다. 독일 NKT, 프랑스 넥상스 등 글로벌 전선 업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특히 이번에 LS전선이 공급하는 525㎸ 케이블은 대량의 직류 전기를 초고압으로 보내는 HVDC 중 최고 전압으로 알려졌다. 기존 320㎸급에 비해 송전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또 전압형(VSC) 기술을 적용해 송전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직류 시대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 세계 전력망 시장의 95% 이상이 교류였다”며 “이제 직류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1880년대 후반 벌어진 ‘전류 전쟁’에서 에디슨과 테슬라는 각각 직류(DC) 시스템의 안전성, 교류(AC)의 경제성을 강조하며 서로 전기 시스템 표준을 두고 다퉜다. 이후 발전‧송전에는 교류가 적합하다고 판단되면서, 1903년 전 세계 모든 발전소가 교류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HVDC 기술 개발로 전력 손실은 적으면서도 먼 거리까지 송전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 국가나 대륙 간 송전망 연결 수요가 늘면서 HDV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해상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HVDC 케이블이 사용된다.

HVDC는 LS전선이 꼽는 ‘미래 먹거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업체만 개발에 성공했고, 국내는 LS전선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1900억원을 들여 강원도 동해에 HVDC 해저 케이블 전용 공장인 해저4동을 준공했다. 아시아 최대 HVDC 해저케이블 생산시설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172m의 초고층 생산 타워도 들어섰다.

수주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LS전선은 유럽·북미·아시아 시장에서 1조200억원 이상의 해저 케이블 공급 계약을 따냈다. LS전선 측은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해상풍력 시장 성장이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의 추가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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