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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철도 혼잡률 120% 밑으로"…경기·인천에 통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가 서울 안으로 진입하는 수도권 도시철도 혼잡도 기준을 높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도권 자치단체는 도시철도를 서울 전철과 연결할 때 최대 혼잡률(수송정원 대비 수송인원)이 120%가 넘으면 노선을 연장할 수 없고, 혼잡률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혼잡률 기준은 150%였다.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혼잡도 개선 추진 원칙’을 지난 1월 경기도·인천시 등 인접 지자체에 통보했다.

지난해 12월23일 서울 3호선 구파발역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3일 서울 3호선 구파발역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혼잡률 기준 150%서 120%로

객차마다 다르지만, 통상 혼잡률 100%는 열차 1량 적정 수송인원(160명)이 탄 상태를 말한다. 입석과 좌석 승객을 모두 합한 숫자다. 혼잡률이 150%면 승객 240명이 탄 것으로, 몸과 얼굴이 부딪칠 수 있다. 1량에 192명이 탄 120%는 그보다는 덜한 수준이다.

서울시는 수도권 도시철도 연결 후 혼잡률이 180~190%에 달함에 따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예를 들어 2021년 3월 하남선 개통 후 5호선 길동역 혼잡도는 89.1%에서 140.9%로 올랐다. 지난해 3월 진접선이 개통된 4호선 성신여대역은 혼잡도가 156%에서 186%로 상승했다. 서울시는 내부 검토를 진행해 지난해 말 ‘혼잡률 120% 기준’ 원칙을 세웠다. 서울시는 해당하는 수도권 지자체가 원칙에 따라 새로 연장되는 구간에 더해 서울 진입 이후 이어지는 구간에도 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지하철 혼잡도별 도면. [사진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혼잡도별 도면. [사진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늘 만원 지하철만 타”

서울시는 혼잡률 120% 기준을 넘으면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서 해당 지자체가 증차 또는 새 차량기지 건설, 정거장 확장 등 계획을 마련하고 그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사항이 각 지자체 철도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으면 서울 도시철도 연장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부터 혼잡률이 극심한 상태인 열차가 서울로 들어오면 서울시민은 늘 만원 지하철만 타게 된다”며 “수도권 쪽으로 노선 연장이 되는 만큼 해당 지자체에서도 혼잡률을 완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송파~하남선 서울지하철 3호선 연결, 강동~하남~남양주선 서울지하철 9호선 연결을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는 서울시와 협의중이다. 혼잡시간대 수도권에서부터 열차를 타는 승객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 서울시가 제시한 혼잡률 120% 기준을 넘으면 어떠한 대책이 효율적으로 작용할지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노선 연장에 따라 서울 본선 구간에 미치는 혼잡도 영향 분석도 논의 대상이다.

일각에선 이번 변경된 혼잡도 기준 때문에 경기도 철도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경기도는 계획 수립에 큰 영향은 없다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 요구에 따라 수요 분석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협의는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4일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고 있다. 뉴스1

‘골병라인’ 혼잡도 문제 부각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최근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와 맞물리면서 부각되고 있다. ‘골병라인’ 오명이 붙은 김포골드라인 열차안에서 지난달 11일 승객 2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률은 평균 242%에 달한다. 정부와 서울시·경기도는 혼잡률을 낮추려 버스전용차로 추가 설치, 전세 버스 투입 등 여러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김포골드라인은 경기 김포시와 서울 강서구를 잇는 23.67㎞ 구간 경전철 노선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출자한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운영한다. 그런데 열차는 2량으로 편성됐다. 처음에는 4량으로 편성됐다가 경제성이 없다며 절반으로 줄였다. 역사 승강장도 2량 규모(33m)에 맞춰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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