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한강에 수상버스 띄운다는데…김포골드라인 체증 풀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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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갑생 기자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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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서울시가 최근 한강에 ‘수상버스(리버버스, RiverBus)’를 1년 이내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승객이 실신할 정도로 혼잡이 극심한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 문제를 덜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도로를 단기간에 새로 뚫기도 어렵고,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입이 용이한 리버버스를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가 밝힌 계획을 보면 서쪽 신곡수중보와 동쪽 잠실수중보를 기점으로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약 30㎞ 구간에서 급행과 완행 등 다양한 수상버스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선착장으로는 행주대교 남단, 상암, 여의도, 노들섬, 이촌, 반포(세빛섬), 서울숲, 압구정, 뚝섬, 잠실 등 10개가 우선 거론된다.

서울시 “교통혼잡 줄일 수 있다”
행주대교~여의도 20분에 주파
비싼 요금, 연결교통 숙제 남아
한 대 20억원 재정부담 커질 듯

상암·잠실 등에 선착장 10개 마련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수상버스는 영국 런던의 템즈강에서 운행 중인 리버버스가 모델이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수상버스는 영국 런던의 템즈강에서 운행 중인 리버버스가 모델이다. [사진 서울시]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으로 행주대교 남단 선착장에 도착한 뒤 리버버스로 갈아타면 여의도까지 2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이를 위해 속도가 시속 50㎞ 내외로 한 번에 200명가량 실어나를 수 있는 수상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20억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당초 서울시는 육상과 수상 모두에서 운행 가능한 수륙양용버스로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를 줄일 대책으로 먼저 거론했다. 갈아타는 불편 없이 한 번에 한강을 건너서 이동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이 구상은 사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닌 김병수 김포시장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당 20억~30억원인 가격에 비해 적은 수송인원(40명)과 느린 속도(시속 15㎞), 안전 논란 등으로 인해 통근수단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게 리버버스다. 앞서 지난달 영국 런던의 템즈강에서 수상버스를 직접 타본 오 시장은 “서울도 1년에 몇 번 홍수 날 때를 제외하면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리버버스가 가능할 것 같다”며 “서울에 돌아가서 타당성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버버스로 불리는 템즈강 페리는 런던 서쪽과 동쪽 사이 45㎞ 구간을 잇는 수상교통수단으로 1999년 개통 이후 연간 이용객이 10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여러 개의 통근 노선과 함께 주요 명소를 연결하는 관광 및 순환 노선도 운영 중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시는 리버버스를 운영할 경우 정기권을 도입하고 지하철·버스와의 환승할인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의 핵심 관계자는 “리버버스는 단순한 통근 수단을 넘어서 앞으로 (오 시장이) 한강에 구현하게 될 다양한 수상운송 체계의 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한강은 도로, 철도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교통운송망의 무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먼저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선착장을 오가는 접근성이 문제다. 한강은 강변을 따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마치 제방처럼 버티고 있어 구조적으로 접근이 불편하다. 게다가 템즈강의 평균 강폭이 300m가 채 안 되는데 비해 한강은 1㎞나 된다. 고수부지도 넓어서 선착장에서 내린 뒤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또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2007년 도입된 한강 수상택시가 실패한 원인도 접근성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 크다.

지난달 템즈강 수상버스를 직접 체험한 오세훈 시장. [사진 서울시]

지난달 템즈강 수상버스를 직접 체험한 오세훈 시장. [사진 서울시]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리버버스가 원론적으로는 김포시민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대안일 수 있다”면서도 “최초 출발지에서 출발 선착장, 그리고 도착 선착장에서 최종 도착지까지 연결교통수단의 속도나 배차 간격이 지하철 등 다른 수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돼야만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발지와 선착장, 그리고 도착지를 잇는 촘촘한 셔틀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고준호 한양대 교수도 “한강 접근성, 환승 시간 등 통행시간 측면에서 지하철, 버스보다 경쟁력이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또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짧은 배차 간격을 유지하려면 여러 대의 수상버스를 구입해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셔틀버스와 리버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는 데 따른 요금 책정도 쉽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템즈강 페리는 1회 편도 기준으로 8500원~1만4000원을 받고 있고, 독일 함부르크의 리버버스도 요금이 1회 편도에 5000원~1만6000원가량 된다. 이를 한강 리버버스에 적용하고 셔틀버스 요금도 별도로 징수할 경우엔 통행료 부담이 상당히 커지게 된다. 또 통근시간대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리버버스 운행 간격을 조밀하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 다수의 수상버스 구입이 필요하다. 10대만 도입해도 200억원에 달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잦은 환승에 거부감 클 수도

물론 서울시는 대중교통수단이란 점을 고려해 요금을 높게 받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호진 서울시 수상사업부장은 “나라별로 대중교통 체계가 다르기 때문 외국에서 받는 요금 수준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적정 수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근비용이 우려와 달리 비싸지는 않을 거란 얘기이지만 뒤집어 보면 비용과 수입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상당한 재정 부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환승 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수도권의 통행 행태를 보면 두 번 이상 환승은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셔틀버스와 리버버스, 지하철 등 필연적으로 2회 이상 갈아타야 하는 수상교통수단은 선택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리버버스 관련 타당성 조사에 나서 세부 노선과 선착장 위치, 요금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그동안 없었던 한강을 활용한 새로운 수상운송교통망을 구축한다는 청사진 못지않게 중요한 게 타당성과 효율성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가성비가 떨어지고, 승객 수요도 적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리버버스, 제대로 따져보고 결정해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