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판 새로 짠 축구협회…문체부 차관 출신 김정배 부회장 중심 재편

중앙일보

입력

축구협회 신임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축구협회 신임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승부조작 등 잘못을 저질러 징계 중인 축구인들을 기습 사면했다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대한축구협회가 수뇌부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전무이사직을 폐지하고 상근 부회장 중심으로 운영 체제를 정비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이사진을 발표하며 “스포츠 행정 전문가인 김정배(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상근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대한축구협회의 실무 행정을 총괄할 김정배 신임 상근 부회장. 뉴스1

향후 대한축구협회의 실무 행정을 총괄할 김정배 신임 상근 부회장. 뉴스1

김 신임 부회장은 과거 전무이사가 맡았던 역할과 기능을 흡수해 축구협회 행정 조직의 총괄 운영자로 나선다. 김 부회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문체부에서 국제체육과장을 거쳐 2차관까지 역임하며 체육 행정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협회가 주로 축구인 출신에게 맡기던 전무이사 직제를 폐지한 건 협회와 축구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협회는 지난달 축구계의 민원을 받아들여 각종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단행했다가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을 제외한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사퇴해 한 달 가까이 실무 행정 공백 상태를 겪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징계 중인 축구인 사면을 시도한 건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 비록 철회했지만 축구계 종사자와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려 송구하다”면서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1년 8개월을 남긴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는 게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천안 축구센터 건립 등 매우 중요한 사안들을 진행 중”이라면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협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새 집행부 구성에 최선을 다 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구성한 협회 수뇌부는 철저히 실무 역량 중심으로 재편한 게 특징이다. 김 상근 부회장 이외에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을 홍보 담당 부회장으로 발탁했고, 장외룡 전 감독에게 기술 담당 부회장 직을 맡겼다. 원영신 연세대 명예교수(여성), 하석주 아주대 감독(학교축구), 최영일 전 협회 부회장(대회운영), 이석재 경기도 축구협회장(시도협회)도 부회장단에 포함시켰다. 이들 중 최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유임됐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 홍보 담당 부회장직을 맡았다. 중앙포토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 홍보 담당 부회장직을 맡았다. 중앙포토

각 분과위원장의 면면도 상당 부분 바뀌었다. 여성 및 윤리위원장으로 이윤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발탁됐고 소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공정위원장을 맡았다. 김태영 전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는 사회공헌위원장으로 함께 한다. 정해성 대회위원장과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서동원 의무위원장 등은 실무와의 연계성 등을 감안해 유임됐다.

이사진에는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유일하게 유임된 가운데 강명원 전 FC서울 단장, 박재순 전 수원삼성 대표, 조덕제 FC목포 감독, 신연호 고려대 감독, 이근호 남자프로선수협의회장, 지소연 여자프로선수협의회장,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노수진 영등포공고 교사, 전해림 덕성여고 교사, 박인수 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일부 인사를 유임한 것에 대해 정 회장은 “앞서 논란을 일으킨 사면안에 대해서는 이사회 내부에서도 소수의 인원만 미리 알고 있었다. 나머지 대부분의 이사들은 이사회 자리에서 안건과 명단을 처음 접했다”면서 “협회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이사진을 유임했다. 이들은 사면안을 건의한 분들이 아니고 실무적으로도 경험과 역량을 갖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신임 이사진(25명)

▲부회장(상근) : 김정배(실무 총괄)
▲부회장(비상근) : 한준희(홍보), 장외룡(기술/각급 대표팀), 원영신(여자축구), 하석주(학교축구/엘리트), 최영일(대회운영/회원단체), 이석재(시도협회 대표)
▲분과위원장 : 정해성(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윤리위원장), 소진(공정위원장), 김태영(사회공헌위원장), 서동원(의무위원장)
▲이사 : 조연상(K리그/프로축구연맹), 강명원(K리그/구단), 박재순(마케팅), 조덕제, 신연호(이상 지도자), 이근호, 지소연(이상 선수), 위원석(미디어), 노수진(학교/청소년), 전해림(여성동호인), 박인수(동호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