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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총파업"…尹정부 전면전 선포한 민주노총, 경찰과 충돌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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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고 7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경찰이 지난 1월부터 양대노총 건설노조를 압수수색하는 등 ‘건폭’(建暴, 건설 폭력배)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건설노조원 2863명을 입건한 데 따른 조치다. 집회 후 행진 과정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폴리스라인이 무너지는 일도 일어났다.

“압수수색이 일상 됐다”…7월 총파업 예고 

오후 2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노조 파괴 박살내고 민주주의 수호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찬규 기자

오후 2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노조 파괴 박살내고 민주주의 수호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찬규 기자

민주노총이 근로자의 날인 이날 오후 2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5·1 총궐기 세계노동절대회(서울대회)’ 집회에는 조합원 4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검찰 공화국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일상이 되었고, 건설노동자들의 구속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며 “총파업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자”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윤석열OUT’·‘가자 총파업’이라고 적힌 붉은 팻말을 흔들며 호응했다.

오후 4시 30분, 시위대가 용산 대통령실 방향로 행진하는 과정에서는 경찰과 민주노총 사이 충돌도 일어났다. 삼각지 파출소 앞을 행진하던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는데 왜 막나. 밀어. 경찰 끌어내”라고 외치며 폴리스라인을 허물었다.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방패를 빼앗긴 경찰관도 있었다. 그러자 집회 소음이 최고소음(95dba)·등가소음(75dba) 기준치를 초과했을 때도 제지하지 않던 경찰이 확성기를 통해 “집시법 위반이다. 불법행위를 중단해달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경찰은 안전 펜스를 허물고,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민주노총 조합원 4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 펜스 손괴 및 경찰 폭행을 지시하거나 적극 가담한 다른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채증사진 판독 등을 통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분위기는 집회 시작 전부터 다소 격앙돼 있었다. 특히 이날 오전 9시 35분 건설노조 한 간부가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노조 측은 사전집회 도중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분신한 간부는 조합원 채용 강요 등의 혐의로 오후 3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노조는 무자비하게 탄압하면서 정작 실정법을 위반하는 건설자본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외쳤고, 민주노총도 “긴급하게 투쟁본부를 통해 이후 투쟁을 논의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대회를 끝내고 대통령실로 행진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형상을 한 인형을 앞세웠다. 이찬규 기자

민주노총이 노동자대회를 끝내고 대통령실로 행진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형상을 한 인형을 앞세웠다. 이찬규 기자

여의도에서도 5만명 집회…“노동개악 멈춰라”

여의도에서는 한국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약 5만명이 모인 가운데 참가자들은 “더이상은 못참겠다 노동개악 박살내자”라고 외치며 ‘멈춰라 노동개악’ 이라고 적힌 붉은 피켓을 흔들었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주 69시간 착취노동시간제는 일단 중단됐지만 노동조합을 희생양 삼아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탄압은 더 집요하고 강하게 시도될 것”이라며 “노동계 전체의 단결을 막으며 노총 내부를 분열시키고 지도부를 고립시킨 후 회유와 압박으로 나설 게 너무나 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측은 행진 없이 오후 3시 30분쯤 자진 해산했다.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한국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최서인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한국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최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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