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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증언 뭐길래…판사조차 "앞뒤가 너무 안 맞잖아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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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김만배씨. 연합뉴스

올해 2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김만배씨. 연합뉴스

“나이 오십 돼서 의형제 맺는 게 쉽습니까.”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9번째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씨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씨는 “저는 누구하고 의형제 맺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가 학번이 높으니 (사건 관련자들이) 형 소리는 했겠지만, 의형제 이런 얘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는 “2014년 6월에 김만배·김용·유동규·정진상이 의형제를 맺었다”고 주장해왔다.

김만배씨는 김 전 부원장과도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용을 최근 5년간 만나본 적이 없다. (김용이) 경기도 대변인을 하니 많이 도움을 주고 통화를 많이 했을 수 있는데 밥을 먹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두고도 “딱딱한 사람이었다”며 “그렇게 친한 관계가 아니다. 서로 민원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 전 부원장 휴대전화에 저장된 9200개의 연락처 중 ‘형’으로 저장된 건 김만배씨를 포함한 세 명에 불과하다”며 반박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뉴스1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뉴스1

김만배 “유동규, ‘대장이 대선 나가니 20억원 해달라’ 부탁”

김씨는 정 전 실장이 아닌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20년 5~6월 무렵 2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이재명 민주당 대표)이 대선에 나갈 건데 형 20억원 정도 해줄 수 있냐. 이렇게 좀 부탁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유동규가 누구 지시를 받은 건지 말하던가’라는 검찰 신문에 “유동규가 그런 거 없고 자기 생각이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지난 13일 정영학 회계사는 이 사건 법정에서 “2021년 2월 김만배가 ‘정진상이 (이재명) 시장실로 불러 20억원을 마련하라고 하더라'고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었다.

김씨는 2021년 1월에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원(4억원은 남욱에게 전달)을 건넨 것 역시 ‘호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유동규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한다고 해서 형으로서 호의로 줬다”며 “(남욱에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가 김씨에게 3억원을 빌려줬던 걸 갚는 차원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선 전에 돈을 요구하니까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는 의사로 추적 가능한 수표 4억원을 준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씨는 “아니다. 제 성격에 딱 거절하지 다른 어떤 기술을 쓰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만배가 올해는 이 5억원으로 끝이라고 했다’는 지난달 28일 남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 김만배에 “앞뒤가 너무 안 맞는다” 지적

재판부는 이날 김만배씨의 증언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진술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진술 앞뒤가 너무 안 맞는다. 본인도 느끼고 있지 않은가”라며 “배경 사실에 관한 내용이라서 종합해서 평가하려고 했는데 모순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주면 대장동) 네 명이 다 죽는다는 부분도, 화해의 제스처인데 남욱이 죽는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또 “만들어내지 마시고, 본인 혐의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증언하기 어려우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맞는다”며 “그런데 모순된 진술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다수의 증거가 증인의 증언과 사뭇 다르다. 그 부분을 증인은 ‘그건 허언이었다’며 방어하고 있다. 합리성 있게 답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스1

이밖에 검찰이 2019년 7월~2020년 8월 9차례에 걸쳐 권순일 전 대법관을 찾아간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씨는 “(대법원 내 이발소에) 에서) 머리를 깎는다. 출입증이 없어서 권 전 대법관을 팔고 갔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법률신문을 인수하고 싶었는데, 법률신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권 전 대법관에게 소개해달라고 했었다. 권 전 대법관이 책을 쓰고 있었는데, 저한테 책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 등을 많이 상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재판엔 유 전 본부장의 배우자 박모 씨가 출석했다. 가림막을 친 증인석에 앉은 박씨는 “이 사건 관련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도 생기고, 저 사람(유동규)이 나가서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하며 나가면서도 누가 뒤에 따라오지 않나 이런 트라우마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증언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무섭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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