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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1300만원, 르노 3600만원…전기차 가격 경쟁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에서 BYD의 전기차 모델 돌핀 EV가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에서 BYD의 전기차 모델 돌핀 EV가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위 테슬라가 세계 주요 시장에서 지속해서 가격을 인하하고, 비야디(BYD)와 폭스바겐 등이 보급형 소형 전기차를 내놓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전기차 가격 경쟁 시대의 시작’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전기차와 관련된 자동차 업계 추세를 이렇게 진단하면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보와 제품 차별화 등 비가격 경쟁력 요소도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여부를 결정할 때 가격과 구매 보조금 등 경제적 요소를 핵심 고려 사항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전기차 시판 초기 단계에서는 소비자가 환경 친화성을 우선 고려한 반면 현재는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비교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중국 BYD 올해 1300만원 전기차 출시  

이런 추세에 따라 테슬라는 모델3‧모델Y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포드‧ 루시드‧샤오펑‧BYD‧BMW‧폭스바겐 등도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유럽 주요국과 중국 등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삭감 계획에 선제 대응하려는 목적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기존 전기차 모델 가격을 내릴 뿐 아니라 보급형 소형 모델을 신규 출시해 틈새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특히 준중형 이하 차급을 선호하는 유럽 등에서 소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예컨대 올해 출시 예정인 BYD의 시걸은 1만 달러(약 1300만원)에 불과하다. 2025년 출시가 예상되는 폭스바겐의 ID.2올과 내년 출시 예정인 르노그룹의 르노5EV는 각각 2만5000유로(약 3600만원) 수준이다. ‘반값 테슬라’로 관심을 끄는 테슬라 모델2도 출시 시점은 미정이나 판매가격 2만5000달러(약 3270만원)가 목표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신생 전기차 업체인 피스커도 내년에 미국에서 2만9900달러(약 3900만원)에 피어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도 올해 하반기에 3만 달러(약 3900만원) 이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쉐보레 이쿼녹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CNBC는 “전기차가 부유층의 과시용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전략만으로 장기 생존 담보 어려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광산‧채굴 기업 등 배터리 광물 조달 분야에 직접 투자하거나 배터리 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해 저렴한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보고서는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업체 대당 판매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소수 생존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소프트웨어(FSD)와 기아의 커넥트스토어를 통한 차량 기능 구독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진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격 전략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는 어려워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비가격 경쟁 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 차별화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 관련 기반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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