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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일병이 어떻게 기밀 접근권 가졌나” 원인 조사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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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5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미국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 세인트 에드먼드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떠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미국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 세인트 에드먼드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떠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기밀문건 유출자가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21)로 밝혀지자 일병이 어떻게 광범위한 기밀문건 접근권이 있었는지 이유 파악을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우선 그(테세이라)가 애초에 왜 접근권이 있었는지 근본 원인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며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조사가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세이라가 기밀 정보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기술 업무를 맡아 경력이 짧고 낮은 계급임에도 1급 기밀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유출 동기는 내부고발이라기보다 과시용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연방수사국(FBI)은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다. 기밀문건의 미승인 반출·보유 등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체포 하루 만인 14일 법정에 출석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테세이라의 동창들은 그에 대해 “총과 군대, 전쟁에 집착한 아이” “실제 친구보다 온라인 친구가 더 많은 조용한 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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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 이번 기밀 유출 사태가 동맹·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트남 방문 도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적어도 지금까지 (동맹·파트너들로부터) 내가 들은 것은 우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좋게 평가한다는 것이었고, 우리의 협력에 그것이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난 그런 것(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거나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스다이턴 자택에서 기밀문건 미승인 반출 등의 혐의로 체포된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스다이턴 자택에서 기밀문건 미승인 반출 등의 혐의로 체포된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기밀 유출 사태가 동맹국에 대한 미 정부의 도·감청 근거가 되는 법률의 시한 연장을 추진하게 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의회가 재승인하지 않으면 올해 연말 효력이 만료할 예정인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의 시한 연장을 위해 의회를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이 조항은 테러 용의자 감시를 위해 미 국가안보국(NSA)이 구글 등 미 소유 플랫폼을 이용하는 해외 거주 외국인의 통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도·감청으로 수집된 정보로 미국의 이익이 얼마나 보호받는지 보여주기 위해 미 관리들은 일부 정보의 기밀을 해제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었는데, 이번 유출 문건이 그 같은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한편 테세이라가 FBI에 체포되기 전 NYT가 테세이라의 집 주변에 한발 앞서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NYT에 따르면 NYT 기자들이 지난 13일 테세이라의 집 앞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중 FBI 요원 6명이 출동해 그를 체포했다. 매체는 테세이라 체포는 NYT가 유출자를 지목한 지 1시간30분 후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NYT는 유출된 문건의 사진 속 주방 조리대 무늬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기밀문건이 올라온 게임 채팅방 운영자(테세이라)의 온라인 계정을 통해 테세이라 가족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찾아봤다. 가족이 올린 게시물을 분석하던 NYT 취재진은 테세이라의 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에서 주방 조리대의 회색빛 화강암 무늬를 발견했다. 이 무늬는 테세이라가 유출한 문건 사진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조리대 무늬와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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