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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양 참변에…'스쿨존 인명사고' 음주운전자 신상 공개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음주교통 사망사고와 관련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지난 14일 김건희 여사가 대전시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만취 운전자 차량에 치어 숨진 고(故) 배승아 어린이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김건희 여사가 대전시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만취 운전자 차량에 치어 숨진 고(故) 배승아 어린이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음주 교통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신상공개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른바 ‘윤창호법’ ‘민식이법’ 등 음주운전과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발생 때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단 판단에서다.

민식이법·윤창호법 불구 사고 끊이지 않아

지난 8일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서 만취 상태의 A씨(66)가 몰던 승용차에 어린이 4명이 치여 이중 배승아(9)양이 숨지고 3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3명은 위중한 상태다.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08%의 만취 상태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사고 지점까지 5.7㎞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 차를 몰고 출발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서울 강남의 스쿨존에서도 음주 차량이 귀가하는 초등학생을 덮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인도에 배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스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인도에 배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잇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음주 교통사고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만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며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2021년 스쿨존 교통사고 9건, 13명 다쳐 

윤창현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어린이 보호구역 내 음주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2019년에는 3건의 사고로 4명이 다쳤다. 2020년 4건의 사고가 발생, 6명의 부상을 입었다. 2021년에는 9건의 교통사고로 13명의 다쳤고 지난해에는 5건의 인명 사고로 1명이 숨지기도 했다. 2020년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민식이법이 시행됐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게 윤 의원실의 분석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66)가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66)가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윤 의원은 “어린이는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부상과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주 통행로와 주변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운전자에게 강력한 규제를 도입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최근에도 음주 교통사고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쿨존 음주운전 살인으로 분류"

이어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를 강도와 폭행·살인·성범죄와 같은 강력 사건으로 분류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자는 여론이 높다”며 “음주운전은 의도된 범죄로 신상을 공개해 사회적 책임을 묻고 음주운전 그 자체가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운전 승용차에 치어 숨진 고(故) 배승아 양의 사고현장을 찾아 어린이보호구역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운전 승용차에 치어 숨진 고(故) 배승아 양의 사고현장을 찾아 어린이보호구역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편 대전 스쿨존 음주 교통사고와 관련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유족의 요청에 1500여 건의 넘는 진정서가 모였다. 배승아 양의 유족은 지난 13일 ‘진정서 작성에 동참해달라’는 글과 함께 진정서 양식을 대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도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음주운전에 대한 높은 법정형이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도록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대전 음주 운전자에 '위험운전치사상' 추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추가로 적용, 경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위험운전치사상은 음주나 약물 등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 피해자를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했을 때 성립하는 죄다. 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 양형기준과 마찬가지로 사망에 이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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