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혈당관리식] 1주차,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 준비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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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 중앙일보 COOKING과 아주대병원 영양팀에서 8주 동안 매일매일, 쉽고 맛있는 혈당 관리식을 소개합니다. 하루 한 끼, 나를 위해 요리하며 당뇨병 전단계(이하 전당뇨)까지 잡아보세요. 매주 토요일에는 그 주의 식단과 식단에 쓰인 식재료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영양학적인 면에서 어떠한 효능을 가졌는지 알면, 8주간의 관리가 끝나더라도 일상에서 혈당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자.  
매일매일 하루 한 끼씩 맛있게 먹으며 혈당을 관리하는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 주 식단의 메인 재료는 ‘소고기, 두부, 달걀, 버섯, 청경채’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단백질이 매우 풍부한 재료이죠? 흔히 단백질은 근육 형성이나 피부, 머리카락 형성 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이나 효소를 만들어내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또한 탄수화물이 우리 몸속에 들어왔을 때 100%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것에 비해 단백질은 소화 과정 중 아미노산이라는 형태로 흡수되게 되며, 소화 속도 자체가 느린 편입니다. 따라서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할 경우 식후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키지 않으면서 포만감도 높아 과식을 예방할 수 있죠.

영양소별로 혈당을 상승시키는 속도가 크게 다르다. 그래픽 박경란

영양소별로 혈당을 상승시키는 속도가 크게 다르다. 그래픽 박경란

다만 위에 표에서 볼 수 있듯 단백질이라고 혈당을 올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탄수화물보다 천천히, 적게 올릴 뿐이죠. 만약 회식이나 모임에서 단백질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한 경우 다음 끼니의 혈당을 잘 모니터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식사량을 조금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1주차 장보기] 소고기·두부·달걀·버섯·청경채 
첫 주 식단과 메인이 되는 다섯 가지 재료에 대해 소개합니다. 고르는 법과 보관법도 함께 알아봤습니다.

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 1주차 식단은 단백질이 풍부한 메뉴로 구성된다. 그래픽 박경란

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 1주차 식단은 단백질이 풍부한 메뉴로 구성된다. 그래픽 박경란

혈당을 관리할 때 소고기를 활용한다면 등급이 높은 것보다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 쿠킹팀

혈당을 관리할 때 소고기를 활용한다면 등급이 높은 것보다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 쿠킹팀


① ‘소고기’는 지방함량이 적은 부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내산 한우, 그중에서도 등급이 높은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때 등급은 주로 ‘마블링’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그물처럼 퍼져 있는 고기의 지방을 말하죠. 따라서 등급이 높은 소고기일수록 지방함량도 많아집니다. 보통 1++한우의 지방도는 15.6% 이상입니다. 소고기 지방은 주로 포화지방산이라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당뇨가 있거나 혈당이나 혈압관리를 하는 중이라면 등급보다 기름이 적은 부위를 추천합니다.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부위로는 목심(목)이나 앞다리, 설도(뒷다리), 우둔(엉덩이) 등이 있습니다. 불고기나 장조림, 또는 국을 끓일 때 많이 사용하는 부위입니다. 그중 앞다리는 운동량이 많아 단백질 함량이 많고 고기 향이 진하죠. 우둔 역시 지방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구매할 때는 밝은 선홍색(지방은 유백색)에 고깃결이 탄력 있는 것을 고르세요. 자른 고기는 단면이 넓어 상하기 쉬우니, 구입 후 바로 요리하지 않을 때는 종이 타월로 수분을 없애고 밀봉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는 열량이 낮아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사진 쿠킹팀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는 열량이 낮아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사진 쿠킹팀


② 소화흡수 잘 되며 각종 영양소 풍부한 ‘두부’
콩으로 만든 두부는 ‘밭에는 나는 쇠고기’라 불릴 정도로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이 풍부한 건강식품입니다. 특히 콩에 든 단백질이자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이소플라본은 여성에게 중요한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효능이 유사해 골다공증 예방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두부는 열량도 낮습니다. 두부 100g의 열량이 97㎉에 불과해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되죠.

두부를 고를 때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 부분이 부서지지 않은 게 좋습니다. 두부를 담가 놓은 간수 역시 차고 깨끗해야 신선하다는 증거이죠. 간수의 색깔이 뿌옇고 거품이 있거나 흔들었을 때 물이 탁한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보관할 때는 밀폐 용기에 두부를 담고, 깨끗한 물을 가득 채웁니다. 그 위에 소금을 약간 뿌려 뚜껑을 덮으면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남은 두부를 바로 먹지 않고 오래 보관해야 할 때는 두부를 으깨어 최대한 물기를 빼고 랩에 싸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더 좋습니다. 냉동한 두부는 실온에서 해동시켜 만두소나 나물 무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달걀은 당질이 적고 각종 영양소와 레시틴이 풍부해 집중력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사진 쿠킹팀

달걀은 당질이 적고 각종 영양소와 레시틴이 풍부해 집중력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사진 쿠킹팀


③ 완전식품에 가까운 ‘달걀’
달걀은 요리하기 쉽고 맛도 좋아 누구에게나 인기가 좋죠. 게다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완전식품이라고 불립니다. 한때 달걀이 콜레스테롤 상승의 주범이라고 몰린 적도 있지만, 달걀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인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달걀에 든 인지질의 주요성분인 레시틴이 주목받고 있죠. 노른자 속에 있는 레시틴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도록 작용합니다. 또 집중력이나 기억력을 향상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하죠.

달걀은 당질이 적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당뇨 환자들이 간식으로 이용하거나 혈당 조절을 위해 탄수화물 대신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른자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건 사실이니, 과다섭취하지 않도록 합니다. 고를 때는 껍데기에 이물질이 없고 깨끗한 게 좋은 상품입니다. 또, 흔들었을 때 출렁이지 않아야 하고요. 오래된 달걀은 가볍게 흔들면 출렁거립니다. 깨트렸을 때는 노른자가 탄력이 있게 솟아 있고, 흰자는 두께가 두껍고 맑은 것이 신선한 것입니다. 보관할 때는 달걀의 뾰족한 부분을 아래로 해서 보관함의 뚜껑을 덮은 후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둡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버섯은 식사 후 포도당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진 쿠킹

식이섬유가 풍부한 버섯은 식사 후 포도당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진 쿠킹


④ 칼로리는 낮고 감칠맛은 풍부한 ‘버섯’
고기가 아닌 데도 감칠맛이 좋은 것 중에 바로 버섯이 있습니다. 실제로 버섯에는 감칠맛을 일으키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의 함량이 높습니다. 육수 내는 재료 중에 버섯이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영양성분도 풍부합니다. 글루탐산만이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으며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 무기질, 비타민 등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죠. 식이섬유와 수분도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식사 후 포도당 흡수를 천천히 이뤄지게 해서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인슐린을 절약하죠. 결과적으로 비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첫 주 장보기에 필요한 버섯은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입니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가진 느타리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된 대표 버섯입니다. 단백질과 지방질 함량이 높으며 칼로리가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하죠. 표고버섯에는 단백질과 당질이 많습니다. 또 비타민B1, B2의 함유량은 채소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다만 버섯의 기능성 성분은 수용성이므로, 물에 씻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오염된 부분만 마른행주로 닦거나 손으로 불순물을 가볍게 털어내세요. 보관할 때는 수분을 흡수하는 포장지에 느슨하게 싸두면 됩니다. 버섯에서 나온 수분이 겉을 적셔 부패를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경채 속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 쿠킹팀

청경채 속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 쿠킹팀


⑤ 즙이 풍부해 상큼하고 시원한 ‘청경채’
청경채는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죠. 시원한 즙이 많고 잎과 줄기가 부드러워 기름에 빠르게 볶아 먹기도 하지만, 샐러드처럼 생으로도 많이 먹는 채소입니다. 영양 면에서는 특히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또한, 당질은 거의 없고 식이섬유, 카로티노이드, 셀레늄, 플라보노이드 등이 들어있어 항산화 효과가 있습니다. 칼로리도 낮습니다. 100g당 10㎉로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가 많아 체중조절에 효과적이죠. 당뇨 환자들이 식단에 자주 활용하는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청경채는 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입니다. 꽃잎 네 개가 십자(+) 모양을 띠는 채소를 말합니다. 십자화과 채소로는 배추와 청경채를 비롯해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겨자, 순무, 브뤼셀 스프라우트, 양배추 등이 있죠. 십자화과 채소에는 설포라판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팀은 설포라판 성분이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적 있죠. 또 설포라판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암을 예방해주며 혈관 건강을 향상해 뇌졸중 위험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청경채를 살 때는 줄기는 엷은 청록색을, 잎은 녹황색이 진하며 광택이 있는 걸 고릅니다. 녹황색이 진할수록 비타민C 등의 영양가가 많습니다. 맛과 향이 더 좋기도 합니다. 또, 잎은 폭이 넓고 부드러우며, 줄기는 굵고 두툼하며 단단한 게 좋습니다. 청경채를 포함한 엽채류 채소는 수확 후 품질이 빠르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잎의 기공을 통해 물이 기체로 빠져나가는 증산작용 때문에 중량이 감소하고 마르는 현상이 발생하죠. 마르기 시작하면 조직감이 변해 아삭한 맛이 없어지면서 무르거나 질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요리하는 당일이나 그 전날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구매 후에는 씻지 않은 상태에서 비닐 팩에 넣어 냉장 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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