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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내세우느라 650억 썼다…명품 앱 '머·트·발' 적자 행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급격히 몸집을 키워왔던 명품 플랫폼 업계가 지난해 모두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명품 플랫폼 3사 로고.

명품 플랫폼 3사 로고.

14일 머스트잇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트렌비·발란 등 명품 플랫폼 3사의 지난해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란의 지난해 매출은 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발란이 밝힌 지난해 총 거래액은 6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광고 선전비와 급여 등 판매관리비도 2배가량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트렌비의 지난해 매출은 해외 지사 5개 포함한 연결 기준 88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 광고 선전비가 122억원으로 전년(298억원)보다 59% 줄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트렌비가 밝힌 지난해 총 거래액은 50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67% 증가했다.

머스트잇의 지난해 매출은 330억원으로 전년(199억원)보다 66% 증가했다. 영업 손실은 168억원으로 일 년 전보다 68% 늘었다. 광고선전비는 157억원으로 17% 늘었으며, 거래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체적으로 명품 플랫폼 3사의 매출과 거래액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트렌비를 제외하고 적자 폭은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탓에 해외여행이 늘고, 온라인 명품 수요가 꺾이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이들 앱 3사의 이용객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명품 커머스 앱 사용자 수는 7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49% 감소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업계에 따르면 이들 명품 플랫폼 3사는 최근 이용객 감소 및 투자 한파에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광고비를 줄이고 운영 효율화에 나서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지만, 지난해 3사가 쓴 광고선전비의 총액은 650억원에 이르는 등 매출 규모 대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란은 총 385억원의 광고비 사용으로 전년(19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머스트잇은 134억원→157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트렌비는 298억원에서 122억원으로 광고 지출을 줄였다.

익명을 원한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투자 시장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좋아서 외형을 키우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졌다”며 “앞으로는 성장과 거래액보다는 수익성과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곳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총 196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액은 트렌비 750억원, 발란 735억원, 머스트잇 48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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