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전 회장 영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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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금융인으로 꼽히는 존 본드(사진) 전 HSBC 회장이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의 선임 고문으로 영입됐다. 존 본드는 HSBC은행에 45년간 근무하면서 이 은행을 씨티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3대 은행으로 키운 뒤 올해 은퇴한 세계적인 금융인이다. 현재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의 회장도 맡고 있다.

KKR의 영입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이력과 명성을 볼 때 거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KKR이 본드 회장을 영입한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본드 회장이 20년가량을 홍콩에서 보낸 아시아통이라는 점에서 KKR이 아시아 기업 인수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KR은 경쟁업체인 칼라일 등에 비해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 소극적이었다. KKR은 씨티그룹의 아시아 사업 총괄책임자였던 데릭 모한을 지난해 영입한 바 있다.

다른 해석은 KKR이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본드가 최근 미 포드자동차 빌 포드 회장의 비상임 컨설턴트로 위촉된 것과 관련한 해석이다.

KKR은 올 여름 33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병원체인 HCA 인수를 주도했고 최근 프랑스의 미디어 기업 비벤디를 513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공격적인 펀드다.

KKR은 이에 앞서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미디어의 전 CEO인 로드 홀릭과 센트리카의 회장인 로저 카도 영입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최근 HSBC의 투자은행 부문 공동 대표였던 존 스터드진스키를 영입한 바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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