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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닭에 피해줬다" 떠돌이 개에 70㎝ 화살 쏜 40대 남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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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됐다. 연합뉴스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비닐하우스 옆을 지나던 떠돌이 개에게 70㎝ 길이 화살을 쏴 관통시킨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제주서부경찰서는 개에게 화살을 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40대 A씨를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동물 학대 범죄는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7∼9시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카본 재질의 70㎝ 길이 활을 쏴 맞힌 혐의를 받는다.

이 개는 범행 이튿날인 26일 오전 8시 29분쯤 범행 장소로부터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다.

지난해 8월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제주시 공무원 등에 의해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제주시 공무원 등에 의해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8월쯤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돼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샀다. 활은 나무와 낚싯줄로 직접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서 "키우던 닭 120여 마리가 들개에 피해를 봤다"며 "그날 개가 보여 쫓아가서 쐈는데 우연히 맞았다. 맞을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개가 A씨의 닭에게 피해를 주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약 7개월간의 수사 끝에 A씨를 검거했고,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피해견은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 등 치료를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발견 당시 낡은 목줄을 하고 있었으나 인식표나 등록칩이 없어 주인을 찾지 못해 현재 보호시설에 있다.

뒤늦게 '천지'라는 이름이 생긴 피해견은 조만간 해외로 입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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